이유 없이 밉다
두 사람과 회의를 했다.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두 사람의 의견을 한참이나 들었다. 그들의 주장이 타당함과는 별개로 목소리에 유난히 짜증이 묻어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 사람은 모두 아무런 감정도 없다며 마지막에 사심없이 이야기했다고 했다.
내가 피곤해서 그렇게 느낀던가 싶어 같이 배석했던 사람들에게 물었다.
“내가 예민한가 봐요. 분명 부당함을 주장하니 이해를 해야 하는데 도무지 그런 느낌이 안 들어요.”
주위 사람들 역시 나와 똑같은 의견이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발성의 문제였다. 한 사람은 가성을 끌어당겨 쓰다 보니 생떼를 쓰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다른 한 사람은 금방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릴듯 목소리에 강한 힘을 실어서 이야기 했다.
차분하게 이야기해야 할 상황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자신들의 주장이 묻힌다는 사실은 그들은 몰랐다.
목소리도 어쩌면 또 하나의 능력인데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낭비하고 있었다. 발성과 조음에 따라 목소리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능력을 조금 더 발휘했더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