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찰구의 문턱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한 중년의 부부가 실랑이중이었다. 아저씨는 제대로 찍고 나가셨는데 아주머니가 왼쪽 개찰구를 찍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려 했다.
지하철 안내 표시판에는 다음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메시지가 띄워져 있었다.
사실 지하철 개찰구를 보며 카드를 찍어야 하는 곳이 왼쪽일까? 오른쪽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오른손잡이가 일반적인 우리나라에서 오른쪽으로 찍어야 한다는 말이 적혀 있지 않지만 모두들 오른쪽을 찍는다.
타인의 일에 괜히 개입하는 오지랖인가 싶어 한 마디를 건네려다 오른쪽 게이트에 태그를 하고 들어갔다.
빨리 나오지 왜 안 오냐는 아저씨의 목소리와 찍었는데 못 나간다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개찰구를 가득 채웠다.
둘 중에 한 사람만이라도 차분히 한쪽으로 이동해 역무원을 호출해 들어가면 될 일인데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대치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쩌면 둘 다 갑작스레 마주한 당황스러움에 서로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타인을 판단하기 전에 그 판단이 맞는지 먼저 떠올려 보는 게 옳은 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