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의 의미
지나가는 말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인지 상대가 한 마디 건넨다.
“시간 되면 밥 한 번 먹자.”
그럴 때마다 과연 인사치레로 하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정말 다음에 꼭 시간을 잡아야 하는 것인지 애매한 경우가 있다.
첫 번째, 별로 만나고 싶지 않다면
굳이 만나야 할 필요도 없고 상대방에게 의지가 없다면 나도 또 역시 똑같이 이야기한다.
“다음에 시간 되시면 같이 하시죠. “
다음에라는 시간은 우리의 말과 달리 다시
오지 않는다.
두 번째, 약간 애매하다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이야기로 던진 이야기인데 눈치 없이 약속을 잡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럴 때면 특정 월 정도로 잡는다. 이번달, 다음 달 일정을 이야기해 본다. 상대방도 의사가 있다면 그 시기쯤 다시 연락이 온다.
세 번째, 정말 꼭 한 번 먹어야겠다면
내 소중하고 귀한 시간을 투입할만한 의미나 관계가 있는 사람이라면 날짜를 아예 정한다.
날짜를 두 개나 세 개 정도 이야기하고 상대에게 고르게 한다. 날짜를 이야기하면 상대방 역시 그 일정을 의식하게 된다. 설령 그 날짜에 다른 일정이 생기더라도 다른 날짜로 다시 잡으면 되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상대의 이야기를 그저 있는 그대로 듣지 않고 자꾸만 숨은 의미를 찾으려 애쓰게 되는 걸까?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에 괜한 고민을
하는 건 아닌지 소심한 마음이 가끔은 마음의 부담을 지운다. 나라도 타인에게 식사 한 번 하자는 이야기는 꼭 상대와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을 때마다 건네야 상대 역시 그런 부담을 안 느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