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메모

인생 조언

  어머니는 음식에 관련된 메모를 하신다. 아버지 역시 하실 것이나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적어 놓으신다. 어머니가 본인을 위해서 적은 것인지 모를 메모가 인상적이라 적어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오는 말이 곱다. 내 자식은 내가 예뻐해야지 누가 내 자식을 사랑하리. 얼굴만 꾸미지 말고 말과 마음을 곱게 써라. “

  자식에 대해 만족하시지는 못할 것이다. 부모가 되어 보니 자식의 부족한 점이 항상 보인다. 하지만 그런 자식을 내가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가정이라는 마지막 울타리에서 존중받지 못한다면 삶이 괴롭지 않을까? 자식에게 과연 나는 아픈 가시만 주고 있는 건 아닌지 어머니의 글을 보며 생각했다.

  “늙으면 말은 줄이고 지갑은 열어라. 남편이나 아내가 잘한 것만 생각하고 잘못한 것은 잊어버리고 살자. 그래야 행복하다.”

  타인의 잘못은 눈에 잘 보인다. 특히나 같이 사는 배우자의 잘잘못은 남들의 잘못 보다 훨씬 더 커 보인다. 응급실에서 생사를 다투지 않고 그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라는 어머니의 옛날 말이 생각났다. 배우자를 바꿀 수는 없지만 배우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바꿀 수 있지 않느냐는 어머니의 말에서 가시 돋친 나의 시선을 되돌아보았다.

“말할 때 조용히 천천히 하라.”

  말을 하다 보명 감정이 격해지며 말이 빨라지고 억양이 강해진다. 말을 하기 전에 한 템포만 천천히 숨을 한 번 쉬고 이야기하면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진정 타인을 도우려는 말도 억양과 논조가 가르치려는 말로 들리면 상대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말하기 전에 생각을 다시 하자.

“황혼의 길”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겠다. 절 앞에 가면 항상 이 글을 보게 된다. 나이 듦의 기술이라 부를만한 노년의 자세에 대해 쓴 글이다.

  어머니의 메모를 보며 ‘멋지게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해 보다. 어른이 될수록 자랑도 조언도 욕심도 내려놓아야 진정한 어른이 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