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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un 08. 2023

068_전관이 뭔가요?

다 같은 전관이 아니에요.

* 전관을 옹호하자는 취지에서 쓴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리만 믿고 행동하는 전관이 오히려 의뢰인에게 피해를 가져왔던 이야기를 옮겨 봅니다.


전관예우

  전직 관리에 대한 예우, 행정관청등에서 고위직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전관이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일 잘하는 출신 직원

  말단 주무관의 입장에서는 일거리가 밀려든다. 넘쳐나는 일 속에서 일 잘하는 대리인을 만나면 반갑다. 일이라는 것이 100% 옳거나 100% 틀린 일은 사실 많지 않다. 그런 일들은 직원의 판단이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4:6, 5:5와 같이 어느 쪽이 더 맞는지 약간 의견이 불분명한 경우가 가장 힘들다. 그럴 때 이미 같은 일을 해봤던 사람들은 안다. 보고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그래서 사실 관계, 주장의 근거, 관련된 법률, 반박에 대한 의견, 참고자료까지 준비해서 사전 검토서를 완벽하게 써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엔 정말 주무관 입장에서는 도장 하나만 찍으면 될 정도로 완벽하게 검토된 대리인의 의견은 잘 수용될 수밖에 없다.


잘못된 전관

  사람들은 전관이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거라 믿는다. 특히나 기관장 출신이면 당연히 그 사람 말을 들어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MZ세대가 늘어난 요즘은 과거와 같이 기관장이라고 달라지지 않는다. 같이 일해본 기관장이 와서 "내가 작년에 여기 기관장이었는데.."라는 전관의 한 마디에 "그래서요?"라고 한 마디로 쳐낸다.

  거기에 전관의 더 답답한 점은 그들에게는 대응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밑도 끝도 없이 "잘 부탁해요."라고 말로 해결하려 한다. 거기다가 "내가 윗사람을 잘 안다."라는 말을 덧붙인다.

  주무관의 입장에서 일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는데 단순히 말 한마디 듣고 일을 처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윗사람이 자신의 일에 대해 모든 책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윗사람 핑계를 댄다고 일이 잘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근거자료나 논리라도 최소한 제시하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전관에게는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다.  

  

잘못된 전관 판별법


  1. 대규모 회사의 전관보다 소규모 회사의 전문가가 더 낫다.

  전관의 지위가 높을수록 그 사람은 실제 일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내가 고용해야 할 사람은 나의 일을 직접 해줄 사람이지 단순히 부탁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높은 지위의 사람이 맡더라도 실제 업무는 밑에 실무자가 맡아서 할 가능성이 높다.


  2. 과연 이 분야의 전문가인가?

  업무에도 다양한 파트가 있다. 조사를 담당해야 하는 사람인데 평생 체납만 다루던 사람이 갑자기 조사를 잘할 수는 없다. 내가 맡기려는 업무에 얼마나 오래 근무했는가? 라를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물론 해당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고 성공적으로 일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나마 최소한의 척도는 될 수 있다.

  3. 여러 곳을 둘러보자.

  다양한 전문가들이 있다. 한 곳만 가보고 덥석 계약하지 말고 여러 곳을 둘러보며 비교를 해 본 뒤 가장 자신에게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자.


  4. 예의가 없는 사람은 거르자.

  똑같은 말을 해도 예의 바르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싸가지 없이 말하는 사람이 있다. 한 주무관의 이야기를 빌자면 반대되는 증거자료를 내밀자 의뢰인에게 "뭐 눈에는 뭐만 보이나 봅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주무관이 열이 올라 도움이 안 되었던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주무관과 싸울 필요는 없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사서 의뢰인에게 피해가 갈 필요는 없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예의다. 기본적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어야 의도하지 않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5. 꼰대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거르자.

 말을 듣다 보면 이 사람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자신들의 직원에 대해서 "출근은 의욕 있게, 퇴근은 보람 있게"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대리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직원들을 안하무인으로 대하는 사람인데 마치 자신은 그렇지 않은 척 말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라면 담당 주무관 역시 그렇게 대할 가능성이 높고,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높다.


시절이 바뀌었는데도 잘못된 전관예우를 바라다가 결과를 망친다. 그러니 올바른 전문가를 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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