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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Sep 14. 2023

채움과 비움 사이

채움이 더 좋다는 착각

  그림을 그리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멈추면 더 좋은 그림일까? 아니면 더 채울수록 좋은 그림일까?

특히나 그림이 안 그려지는 날에는 더더욱 그런 고민이 듭니다.

튤립의 아름다움을 과연 나는 잘 살리고 있을까? 사진만큼의 보여줌을 나타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지요.

그런 고민을 하면서도 계속 그림을 이어나갑니다.

그렇게 스케치가 완성되어 오늘의 날짜를 적습니다. 여기서 중대한 분기점을 맞이합니다. 채우면 더 나을까? 어쩌면 스케치에서 끝난 이 그림이 훨씬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주말인데 그림물감을 들었습니다.

색을 만드는 순간부터 후회가 밀려옵니다. 고체 물감을 이용해서 색칠해야 하는데 내가 생각한 색과 맞을까?

가장자리가 얼룩덜룩합니다. 괜히 칠했어. 그냥 칠하지 말걸. 마음속 하이에나가 열심히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요? 우연이 주는 색감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이 아니라 진전을 바라봐야 미래가 있으니까요.

오늘 그린 그림은 트레이더스에 파는 포트메리온 중접시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영국에서 수입한 제품이군요.


  항상 비움과 채움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과연 비움보다 채움이 더 나을까? 채움이 항상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다 채우고 나서 보면 비웠던 순간이 더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현재 무언가 부족하다고 고민하기 전에 과연 채운다고 더 행복해질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오늘도 부족한 그림 잘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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