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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Oct 17. 2023

못다 한 그림 몇 가지

23.3분기의 그림

  갑자기 딸이 노트에 낙서를 하기 시작합니다. 아빠라며 열심히 낙서를 합니다.

그러더니 빠진 게 있다며 몇 가지를 더 그려 넣습니다. 미간에 주름이 깊다며 이걸 빠뜨리면 안 된답니다. 인상을 펴고 살아야겠네요. 아이에게 미간 주름이 그렇게 깊게 보였나 봅니다.

  어느 카페에 앉아있던 곰돌이입니다. 도회적인 곰돌이였는데 제가 그리니 시골에서 막 상경한 곰돌이 같네요.

  어느 책표지에 나온 그림입니다. 주름살이 참 영향이 크네요. 인상이 많이 달라집니다.

  빠삐코 아이스크림 표지입니다. 아이들이 매번 빠삐코 아이스크림을 먹기에 표지를 그려 보았습니다.

  잠에서 깬 아들을 보니 스마트폰에 빠져 있네요. 본인은 이렇게 그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사람은 참 어렵습니다. 통장에 그려진 인물 그림인데, 원래 그림과는 많이 다르네요.

육수 한 알만 넣으면 맛이 난답니다. 육수 봉지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책자에 그려진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려보았습니다. 사람 그림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꼭 펜으로만 그림을 그려야 하는 건 아닙니다. 다 먹고난 떡볶이 국물과 오뎅 꼬치로 그림을 시작합니다. 오뎅 꼬치를 펜 삼아 흰 종이에 그림을 그립니다.

  이게 누군가 싶습니다. 딸이라고 하니 기겁을 합니다만 그렇다고 식당에 버리기는 아깝다고 주섬주섬 챙기는 군요. 집에 두었다가 썩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그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하나의 그림은 그렸네요. 매일 그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만큼이라도 그려나갔음에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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