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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Nov 24. 2023

홍콩 소울 푸드, 남기국수

Nam Kee Noodles in HK

  홍콩에 살면서 소울 푸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남기국수를 떠올리게 됩니다. 술 마신 다음날이면 얼큰한 해장국을 찾게 되지요. 홍콩에서는 그럼 음식이 남기국수였습니다. 사실 시큼한 맛 때문에 처음에는 잘 먹지 않았습니다. 신김치를 넣은 듯한 그런 맛에 기피했는데 몇 번 먹다 보니 묘한 중독성이 생기더군요. 신김치찌개와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과거의 기억을 찾아 남기국수를 찾아 나섭니다.

홍콩 남기국수 체인점

(지도 검색은 구글맵을 이용하세요. 해외에서는 제일 정확하더군요)

  홍콩 남기국수는 체인점이긴 한데 지역마다 맛이 약간씩 다릅니다. 하지만 처음 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지점을 찾으니 야우마테이역에 있답니다. 지하철이 더 빠르긴 한데 오래간만에 2층 버스를 타보기로 합니다.

  홍콩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 번호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 자리에 서 있다가 타야 하지요.

  2층 맨 앞자리에 타봅니다. 밖으로 반얀트리가 보이네요. 사실 홍콩 사람들은 2층 앞자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른 좌석에 비해 위험하기 때문에 잘 앉지 않죠. 그래서 예전에 출근하다 보면 저는 항상 제일 앞자리에 앉고는 했습니다. 늘 비어 있었기 때문이죠.

식당에 도착해서 메뉴를 주문합니다. 원래는 국물 따로, 면 따로, 토핑 따로 주문하는 시스템입니다. 저에게는 여러 번 조합해 본 결과 아래 메뉴가 잘 맞았습니다. 춘권과 어묵이 들어간 쌀로 만든 국수 이런 뜻입니다.

2017년 메뉴 이름

  가격이 그리 비싸지도 않습니다. 43 홍콩달러이니 7천 원쯤 하는 셈입니다.

2023년 다시 주문하다

  예전보다는 많이 올랐군요. 3년 전에는 36달러였는데 20퍼센트나 올랐네요. 그래도 가성비는 좋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주문번호 13번은 아직 만드는 중이군요. 오른쪽에 준비가 되면 표시가 될 것입니다. 번호를 광둥어로 불러 주네요.

  랭랭이삼이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주문번호 0013 제 거라는 뜻이네요 0부터 10까지 광둥어로는 이렇게 발음하죠.

   랭 얏 이 삼 세이 음 록 찻 빳 까우 삽

다못들어도 끝자리만 주의 깊게 들으면 자기 번호는 알게 될 것입니다.

  사실 별거 아닌 국수 한 그릇이 뭐라고 참 반갑네요. 아마도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남기국수 한 그릇을 먹고 힘을 냈기에 더 그렇게 느껴졌나 봅니다. 또 언제 먹을지 모를 국수를 옛날 생각을 하며 제대로 먹어봐야겠네요.

  (식사를 마치시고 테이블은 그냥 놔두고 나오셔도 됩니다. 홍콩은 고객이 반납하지 않고 놔두면 매장 직원이 치우는 시스템이라서요.)

  소울푸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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