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04. 2024

#64_어제의 끝과 오늘의 시작

일기장 교체

2년을 넘게 쓴 일기장을 덮고 새로운 노트를 폈습니다. 일기장의 마지막장을 다 썼더군요.

예전의 일기 노트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새로운 곳으로 인사이동하게 되면서 사람들도 낯설고 일도 낯선 곳으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일을 새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일기장도 바꾸게 되네요.

새로운 날에 맞춰서 운동도 시작해 보겠다고 푸시업, 스쿼드, 턱걸이, 플랭크까지 시도했지만 작심사일을 넘기지 못했군요.

가끔씩 그린 오늘의 아침 메뉴도 보입니다.

새로운 일기장을 폈는데 오래된 일기가 몇 장 적혀있네요. 2012년의 일기였습니다. 2012년에는 새로운 곳에서 일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일까요? 2012년 7월의 일기에서 10년도 더 지난 미래의 오늘부터 같이 일할 회사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는 함부로 적을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때는 피아노도 참 열심히 배웠습니다. 처음 피아노를 배우다 보니 지적사항이 많았지요. 피아노를 배우며 쳤던 교훈만 적어도 한 꼭지의 글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자료는 가급적 데이터화해서 온라인으로 보는 방식이 좋지만 일기만은 가급적 손으로 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제가 쓰는 일기에는 먹은 것, 운동한 것, 생각한 것, 몸무게, 나의 고민, 미래의 예상, 자신의 장단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쓰게 됩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흐름도 구애받지 않으려면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쓸 때 제일 잘 쓸 수 있습니다. 인터넷으로도 할 수 있지만 입력의 자유로움은 아무래도 부족한 편입니다. 또한 시간이 주는 그런 느낌은 온라인에서는 받을 수 없습니다. 시간과 함께 노화되는 종이의 질감과 색에서 또 다른 느낌을 받게 되니까요.(일기를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위해서는 직접 쓴 일기를 에버노트로 올려서 텍스트 검색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저는 아직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단 세 줄이라도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보는 일기는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니까요. 손으로 쓴 일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수프를 좋아하고 아내는 곱창을 좋아합니다. 또한 저는 사과를 좋아하고 아내는 포도를 좋아하지요. 서로 다른 성향임을 잊지 말고 상대의 취향을 존중하자는 뜻에서 적었던 일기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63_카페 광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