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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22. 2024

#82_1조원의 인내심

수각의 크기

  몇 천억 단위의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금액이 크면 클수록 운용하기 어렵지 않겠나 했는데 오히려 반대라고 합니다. 금액이 적으면 적을수록 훨씬 더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해가 잘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금액이 적으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들어서 어려운 점은 있지만 큰 금액을 넣는 사람이 오히려 더 까다롭지 않겠냐고 물었습니다.


  "1조원짜리 인내심이랑 1백억원짜리 인내심의 차이인 거 같습니다."


  펀드 매니저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처음에는 1백억원, 5백억원 단위로 여러 명을 모집해서 펀드를 운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분들의 인내심이 생각보다 길지 않더랍니다. 자꾸 채근을 하고 단기 수익률에 대해서 너무 따지길래 전략을 바꿔서 천억원 수준의 단일 펀드로 바꿔서 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손님을 모으기가 굉장히 어려웠죠. 사실 이 정도를 굴릴 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 몇 명 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몇 년에 거쳐 공을 들여 그 사람들의 투자를 얻고 나니 오히려 쉬웠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돈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인내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문득 김승호 회장의 수각 이론이 생각났습니다.

선암사 수각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40438

(해당 사진은 위 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수각이라는 것은 물을 담는 돌을 의미합니다. 작은 수각에는 많지 않은 물이, 큰 수각에는 많은 물이 담기겠죠. 그 사람의 인내심이나 돈을 기다리는 마음과 같은 수각이 얼마만 한 크기냐에 따라 재산의 크기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과연 내 마음에서 버틸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얼마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되었습니다. 1조원의 돈을 버텨낼 인내심이 있어야 1조원의 부자가 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자기 수각 크기 이상의 돈은 결국 수각 밖으로 다 흘러넘치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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