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98_꽃비가 내리는 날

인생의 시간

날씨가 따뜻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어느덧 벚꽃이 활짝 피어났군요. 벚꽃이 이렇게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1년에 10일에서 20일쯤이겠죠. 꽃비가 내리면서 잎이 떨어지고 그러다가 비라도 오는 날이면 꽃잎이 대부분 떨어지겠죠. 그리고는 푸른 잎으로 바뀌겠죠.

꽃비가 내리는 시간은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습니다. 물론 지금 못 본다고 하더라도 1년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겠죠.

문득의 '인생의 꽃비는 다시 돌아오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인생의 꽃비가 내리는 시간이 언제였나?'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IMG_1117.JPG

[목마]

큰 아이가 아마 유치원 때였습니다. 이제 막 20kg 남짓의 몸무게였죠. 많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목마를 태워줄 수 있었습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니 자주 해주지는 못했지요.

[동물원]

아이들은 동물을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많이 무서워했었죠. 갑자기 가까이 오면 놀라면서 부모품으로 달려들기도 했으니까요.

IMG_8158.JPG

[놀이공원]

이제 제법 키가 컸습니다. 초등학생이 되었네요. 놀이공원 키 제한 높이를 넘는군요. 못 타는 놀이기구가 없습니다. 부모와 함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네요.

[장거리 여행]

먹는 것에서도 조금은 자유로워졌습니다. 물론 잠자리도 크게 개의치 않고요. 가까이가 아니라 멀리 떠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도 가능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이라는 마지노선]

어느덧 큰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목마를 태워줄 수 있는 몸무게가 아닙니다. 저보다도 훨씬 더 많이 나가니까요. 놀이터에서 그네를 탈 수 있는 나이는 지났네요. 동물원에 가볼까 했더니 냄새나서 싫답니다. 어릴 적 호기심은 모두 사라진 모양입니다.

이제는 아빠엄마보다 친구가 좋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공부 때문에 다른 것들은 함께 하기 어려운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벚꽃의 꽃비는 매년 돌아오지만 인생의 꽃비는 다시 돌아오지 않나 봅니다. 부모와 함께하는 지금의 시간이라도 누려야지 이러다가 대학생이 되거나 취업을 하게 되면 아이들을 더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생의 꽃비가 내리는 지금의 시간이 지나기 전에 잘 누려 봐야겠네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