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Oct 09. 2015

처음처럼

지하철 개찰구를 나가려는데

연인을 떠나보내는 남자가 서 있었다

마지막 가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

그랬던 것인지

남자는 여자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개찰구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에게도

분명 저런 시간이 있었을텐데

마치 겪지 않았던 일처럼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언제 그랬었나 싶다


일상에 지친 아내를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서로를 보면 설렘보다는

편안함 또는 동질감을 느낀다


우리에게 애틋했던 시간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한일일까?

남의 편인 남편이 아니라

내편처럼 느껴지는 날이 올런지

매거진의 이전글 소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