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Mosque

Putra Mosque in Putraja Lake

얼마 전 말레이시아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쿠알라룸푸르를 갔다가 별 기대 없이 푸트라자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세종시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세종시가 푸트라자야를 따라서 제2의 행정수도를 기획하는데 참고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모스크는 대부분 흰색이나 베이지색 지붕의 모양이었는데, 푸트라자야 호숫가에 서 있는 이 모스크는 특이하게도 핑크색이더군요. 처음 봤을 때 정말 놀라웠습니다. 장미 모스크(Masjid Putra)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지붕을 보니 그 이름이 정말 딱 어울렸습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핑크빛 돔과 미나렛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멀리 보이는 총리 공관은 에메랄드 색 지붕으로 특이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핑크와 에메랄드의 조합이라니,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았습니다.


매번 느낌대로 즉흥적으로 그리다가, 오늘은 그래도 대략적인 선을 먼저 그리고 시작했습니다. 피그먼트 펜으로 조심스럽게 윤곽을 잡아가면서 이번엔 좀 제대로 그려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제일 밑단에는 아치형 창문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이 창문들 하나하나를 그리면서 관광 보트 위에서 보았던 느낌을 살려보고자 했습니다.

핑크 모스크의 돔 위 문양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그 정교하고 아름다운 이슬람 기하학 문양들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막상 펜을 들고 그리려니 생각만큼 그려지지는 않네요. 손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아 답답했습니다.

핑크색의 그 따뜻하고도 우아한 느낌을 살려보고 싶었습니다. 색연필로 여러 번 덧칠하고 또 덧칠했지만, 사진으로 보는 그 특별한 느낌, 햇살 아래서 빛나던 그 순간의 감동은 아니네요.

호수의 물결도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냥 남색으로 칠해버렸습니다. 오른쪽 구석에 그림을 그린 날짜를 적고 오늘의 그림을 마칩니다.

그렇게 오늘의 핑크 모스크 그림을 완성합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실제 핑크 모스크 사진을 다시 보니, 오늘은 원본에 굉장히 미안해지는 그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서툰 그림에도 그날의 기억과 감동이 담겨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다음번엔 더 잘 그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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