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6 나는 어느 방향을 바라보는가?

Pretty Window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096.jpg

건물 옆에
창문 하나가 보였다.


창문인 듯했지만
창문이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만
그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지,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안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어쩌면
그저 장식에 불과한 창문일지도 몰랐다.


그래도
창의 형태를 하고 있으니
나는 그것을 창문이라 생각했다.


95장의 노트를 모두 쓰고
새로운 노트를 꺼냈다.


종이의 질감이 바뀌자
색연필을 칠한 느낌도
조금 달라졌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감각이 달라지면
그림도
생각도
조금씩 달라진다.


아직도 나는
3월에 살고 있나 보다.


날짜를 적다가
4월이 아닌
3월을 먼저 썼다.


잠시 멈췄다가
그 숫자를 지웠다.


100일 그림의 끝이
다가오고 있어서일까.


창문처럼,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로
나는 그날을 그리고 있었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듯,
나도 모르게
내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창문인 듯 아닌듯한 이 창문 앞에서

나는 묻게 된다.

나는 지금
밖을 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안쪽에 머물고 있는 걸까?


Pretty Window

Am I looking outward, or staying inside?


A single window appeared beside a building.
It looked like a window, yet it was unclear whether it truly was one.


Standing closer, I could not tell
if one could see out from within,
or look in from outside.


Perhaps it was only a decorative shape,
a window in form alone.


After finishing ninety-five pages of my notebook,
I opened a new one, and the change in paper altered how colors felt.


I realized I was still living in March,
writing the wrong date and quietly erasing it.


Like that uncertain window,
I was drawing in a state neither fully open nor closed.


And in front of it, I began to ask myself:
Am I looking outward,
or am I lingering on the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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