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하철에서 잠든 사람들의
얼굴을 그린다
깨어있는 사람의 얼굴도 그려보려 했지만
자꾸 쳐다보게 되면
상대방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 싶어
의식을 놓고 계신 분들을 찾아 보았다
그렇게 잠든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다 보면
자세를 바꾸시는 분도 있어
상상에 의지해서 그리게 된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다해서
썩 잘 그려지는 것도 아니지만
그리면 그릴수록 사람이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사람 얼굴을 그리다 보면
약간만 선이 달라져도
다른 느낌이 되어
전혀 새로운 인물이 되고 만다
상대편에 앉아 졸고 계신 분
얼굴을 그리다가
안경에 눈을 그려 넣어봤다
초상권을 주장하기엔 본인과 너무 다르다
아직은 더 그려봐야 하지 않을까?
캐리커쳐가 아니라
그저 만화 주인공 수준에서 벗어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