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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12. 2018

Grade

그림에도 등급이 있을까?

고기집에 가면 등급을 먼저 보게 된다

투 플러스(1++)등급이 제일 좋은 고기라고

알고 있기에 이 집 고기 등급은 어떤 등급인가

보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한 것과 달리

사실 투 플러스 등급은 마블링이라 부르는

지방이 가득 들어찬 고기란 뜻이다

고소함을 내기도 하겠지만

건강에는 오히려 더 좋지 않다고 한다


오늘 지하철 역 앞에서

타악기를 치는 몇 사람들을 보았다

악기를 치며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모습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내가 더 신용등급이 높게 쳐주겠지만

과연 그만큼 행복의 등급도 내가

더 높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점심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그림을 그려봤다

몇일 전 봤던 전시회 그림에 비해

내 그림은 등급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등급이란 결국 내가

아닌 남이 판단해주는 결과물에 대한 척도였다

내 인생에 대해 남이 판단하고

그 결과에 휘둘리는 건 미련한 짓 같아 보였다


생전에 부를 누리지 못한 고흐의 수준은

안될지라도 그저 내 삶의 한 폭을 그리는

화가임에 만족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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