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를 그리다
출장길에 잠시 스쳐간 아름다운 건물들
사진으로 간직하기에는 여운이 짧아
그리기에 도전하다
꼬박 일주일이 걸린거 같다
출장길 틈틈이 그렸던 체코의 그림
늘 그렇듯 종이를 마주하면 잘 그려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저건 한 번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제일 만만해 보이는 오른쪽 탑 아래 부분을 그리다
삐뚤빼뚤한 선
조화롭지 못한 배열
속에서 갖가지 얘기들이 다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려야 한다
끝은 봐야 되니까
왼쪽 탑 아래쪽도 완성
요거 하나 그리기 하루가 걸리다.
탑 위쪽의 벽돌문양
그리다보니 실제와 너무 다르다
거의 새로 쌓는 듯한 느낌은 뭘까?
벽돌층이 조금 더 올라갔다
질려서 하루에 못그리고 다음날 다시 도전하다
이제 오른쪽 탑은 완성
이 과정을 다시 해야 왼쪽 탑이 올라갈텐데
허리부터 채우자
난간만 이어서 그렸는데 느낌이 안 산다
이쯤에서 포기해야 하나 후회가 밀려온다
개발새발이라도 일단 다 그려보자
꼼꼼히 지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틀린 그림 찾기 하듯 보는 사람보다는
전체적인 그림의 느낌을 보는 사람이 많으니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그림
그리고 나니 뿌듯하다
이제 채색이 남있다
차라리 그냥 두는게 나은걸까?
망치는 건 아닌지 두려움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