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대신 우엉조림?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아내와 잠시 냉전 중이다

아내를 위해 마음이 담기지 않은

"미안해"대신 다른 것을 준비하려 했다

예전에 가방을 사줬지만

이런 거라면 차라리 돈을 주란 얘기에

다른 걸 생각해보았다


마침 부엌에 놓인 우엉이 보였다

평소 손질이 까다로운 우엉때문에

고생했던 게 생각나서

우엉을 다듬어 놓기로 했다


씨꺼먼 막대기 두 개를 한 시간 동안

다듬었는데 남은 건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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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한 시간 작업분량이라니

먹는 것에 비해 수고가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이왕 시작한 김에

우엉 조림에 도전했다

뭐 레시피대로 넣으면 될 것 같았는데

일단 간장과 식초를 넣고 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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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에 받쳐 잠깐 식힌 우엉과

레시피대로 준비한 양념을 섞어서 조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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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맛?

나무에 간장 넣은 맛이라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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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엉만 다듬을 껄 그랬어

차라리 가방을 살 껄 그랬어

후회막급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나무맛 우엉조림을 부엌에 방치한 채 나왔다


냉전이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질꺼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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