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ug 12. 2019

조물주 위에 건물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은 무엇일까? 안정적인 공무원일까?

그 보다는 아마도 매월 월세를 받는 건물주가 되기를 바라지 않을까?


업무 특성상 부자를 만날 기회가 많았다.

상속세를 조사하다 보니 최소한 몇 십억 정도는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정확히는 많이 가지고 계시다가 돌아가신 분의 자녀들이었다.

그런데 내가 서류로 만난 돌아가신 1대 부자들은 이상하게도 이북 출신이 많았다.

홀홀 단신으로 내려와서 자신만의 사업을 하거나 부동산을 많이 모아서 부자가 된 경우가 많았다.

그 사람들은 자기 돈을 잘 쓰지 못했다.

돈을 모으기 위해 들어갔던 노력과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한 푼 한 푼 아끼며 살아갔다.


그러나 1대 부자가 죽고 2대가 되면 굳이 노력하려 하지 않고 그저 부모가 만들어준 재산에 만족하며 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1대 부자들은 자식들이 월급 받는 생활을 하도록 했지만 많은 경우 이내 그만두고 나왔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먹고살만한데 굳이 더러운 꼴 보아가며 살고 싶은 마음은 없을 것이다.

1대 부자의 바람과는 달리 자녀들은 자기가 이룩한 것이 아니라 건물주의 지위를 물려받은 것이기에 제대로 사업을 키워나가지 못했다.


부질없지만 가끔은 우리 아버지가 부자였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그들처럼 나도 편히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이 일을 하며 내린 결론은 자기 인생에 대한 고민 없이 공짜로 주어진 부는 축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작가의 이전글 상처는 늘 교훈을 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