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하철 플랫폼 앞에서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철이 들어왔으나
퇴근 시간의 혼잡한 지하철을 타기 어려워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문이 닫히면서 옆 칸에 서 있던
중국인 아줌마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로 혼잡한 지하철에
아이를 먼저 밀어 넣고는
본인이 타려다 문이 닫혀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출입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를 치고 있었다
그 이유 때문이었을까?
문은 다시 열렸고 겨우 아이와 함께
지하철에 타게 되었다
#2
지하철에 내려서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에스컬레이터 앞에 섰다
홍콩 지하철 역시 한국 지하철처럼
왼쪽은 빨리 가는 사람을 위해 비워놓고
오른쪽에 사람들이 서 있는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오른쪽에 섰다
그런데 뒤에서 내가 멘 가방을 치는 게 느껴졌다
뒤를 돌아봤으나 아는 사람도 아니고
중국인 무리로 보이는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실수로 그랬겠거니' 하고
넘어가려는데 계속 가방을 쳤다
신경이 쓰였지만
중국어로 욕을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다른 방향으로 가야 했기에 그냥 넘어갔다
한국말로 욕이라도 했으면 시원했을까?
#3
상가 건물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지 않고 열려 있었다
안에 있는 백인 한 분이
열림 버튼을 누르고 계셨다
본인이 먼저 가려면 닫힘 버튼을 눌렀을 텐데
조금 기다리더라도
뒷사람을 위해 열림 버튼을 눌러주는 여유에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의식 수준은 한참 못 미친다는 느낌을 받는다
갑자기 돈이 많아진 졸부 느낌이라고 할까?
자신이 가진 힘에 비해 아직
문화 수준은 많이 낮아 보인다
가끔 아이들이 길에서 예의 없는 행동을 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면 이렇게 묻는다
"예의 없는 중국 사람이 될 거니?
밖에 나와 있는 우리들은
우리나라의 거울이란다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마치 너희가 예의 없는 중국 사람을 욕하듯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비난하고
우리의 수준도 똑같이 낮아지는 것이란다"
그러면 다시 자세를 가다듬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일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얼마 전 운동이 끝난 후
깨끗이 청소한 일본인들의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
경제 발전에 필요한 요소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나 문화 수준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더 좋은 나라가 되려면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남을 배려하는 기본적인 예의범절은
지킬 줄 아는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