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셋째 날-도이 인타논 국립공원
5일간의 여행 중 유일하게 미리 예약이 되어 있던 하루
역시나 단체 관광은 배제하고
우리 가족끼리만 갈 수 있는 이동 편을 알아보다가
차를 하나 빌리기로 했다
국제 운전 면허증이 만료되어
운전할 수 있는 기사분도 포함하여 빌렸다
하루 8시간 빌리는데 3,000밧(한화 10만 원)이었다
오늘의 코스
주간 : 도이 인타논 국립공원(산 정상 →앙카 트레일→장수 기념탑→몽족 마켓→와치 라탄 폭포)
치앙마이 시내에서 도이 인타논 국립공원까지의 거리는 100km가 넘었다
숙소 앞에 보니 9인승 밴이 여러 대 있었다
아마도 단체 관광을 가면 그 사이에
끼어서 가야 했었을 것이다
6인승 SUV를 타고 가서
구비구비 도로가 험했지만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도이 인타논 국립공원 입장료로 1,230밧을 냈다
어른 3명, 아이 1명 1,200밧(300밧*3)
차량 1대 30밧
6세 이하는 내지 않아도 된다는데
기사 아저씨가 6세 이하로 우겼다며
4명 값만 내셨단다
제일 먼저 산 꼭대기로 향했다
정상에서부터 차례차례 구경하고 내려오는 코스였는데
2천 미터를 넘는 높이다 보니
분명 아래쪽에는 날씨가 좋았는데
위로 올라가니 구름이 가득한 날씨였다
게다가 기온도 정상은 14도 밖에 되지 않고
바람도 불어 꽤 쌀쌀했다
분명 화장실이 있다고 했지만
공사 중이라서 아예 들어갈 수 없었다
일단 태국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왔다는
표지판을 보며 기념사진 촬영부터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많아서 바로 옆으로 이동했다
인타논 국왕 기념탑이었다
앞에 놓인 코끼리 상에 가득한 이끼가
마치 일부러 덮어놓은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국왕 기념탑 뒤편으로
길이 있었지만 현재는 공사 중이라
되돌아 나와서 트레일로 향했다
트레일 입구 표지판
영화 아바타에 나왔던 이 나무 때문에 유명해졌다는데
생각보다 길지 않고
비가 와서 그런지 더 운치가 있었다
자연보호를 위해서
음식과 음료수는 안 되겠지
이끼가 마치 살아 있는 카펫처럼 보인다는데
진한 녹색이 눈을 편하게 해주었다
이렇게 자연 속에 나무로 된 자리를 지나기에
중간중간 폐쇄되거나 부러진 곳이 보였다
비를 맞으며 물이 졸졸 흘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도 꽤 괜찮았다
아바타에 나왔다는 그 나무
글쎄 생각보다는 아닌걸
하지만 나름 이끼가 자라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 속에서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벌써 나가야 할 시간이다
우리는 다시 차에 올라서
전 국왕인 라마 9세와 왕비의 60세 생일을 기념하는 탑을 보러 가기로 했다
공원 입장료도 받았는데
탑 입장료도 별도로 있다
어른 2명 80밧(40밧*2), 아이 2명(10밧*2) 총 100밧
기사분이 태국어를 하니 태국 사람으로 보고
표 값을 안 받는다
장수 기념탑도 태국 국민의 돈으로 걷어서 세웠다는데
우리는 외국인이니 당연히 내야겠지
왕의 탑과 왕비의 탑이 각각 하나씩이다
에스컬레이터는 고장이지만
우리나라 로고를 보니 반갑다
먼저 국왕의 탑
구름이 가득 낀 하늘 때문이라
이 사진이 그나마 제일 나아 보였다
탑 주변으로는 각 방향별로 조각이 전부 달랐는데
불경의 내용을 조각해 놓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내용을 알아볼 수 있는 안내 표지판이 없어 조금 아쉬웠다
탑 안에는 큰 불상이 하나 있고
현지인들이 절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각 4 벽면에는 불교의 4대 성지인
룸비니, 붓다 가야, 사르 나트(녹야원), 쿠시나가라에
대한 그림이 각 벽면에 걸려 있었다
옆쪽에 영어로 설명이 된 내용도 있는데
제목만 훑고 지나왔다
룸비니 : 부처님이 탄생하신 곳
붓다 가야 :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신 곳
사르 나트 : 부처님이 처음으로 가르침을 전파한 곳
쿠시나가라 :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곳
이번엔 반대쪽 왕비의 탑에 올랐다
8.12일이 왕비의 날인지라
파란색 깃발이 많이 보였다
파란색 깃발은 왕비를 상징하는 색깔이라고 한다
날씨가 좋았으면 더 좋았겠으나
우기라서 쏟아지는 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동안 왕비의 탑 벽화를 보고 있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 그림
아마도 태국 국민들에게 왕과 왕비는
부처님과 같은 존엄성을 지닌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비가 그칠 때까지 처마 밑에 서 있었다
왕비의 정원은 아담하지만
잘 꾸며 놓았다
정원에 있는 꽃들은 절대 시들면 안 된다고 한다
인근 고산족 사람들이 시든 꽃을 빼고
다시 심는다고 한다
그만큼 노력이 많이 들어간 정원이다
왕비의 탑 안에도 한 번 들어가 보았다
벽화 내용이 궁금했지만 그저 사진 속에 담아 넣고 나왔다
폭포로 내려가는 길에 잠시 몽족 사람들이 말린 과일들을 판매하는 가게에 들렀다
깐 마카다미아 한 봉지가 600밧이라는데 기사 겸 가이드님이
열심히 태국어로 설명하시더니 480밧이란다
둘째가 먹고 싶다는 건망고와 땅콩은 150밧
모두 합해 630밧을 주고 샀다
다시 차에 올라한 10여분 쯤 내려왔을까
왓치 라탄 폭포였다
우기를 맞아 물소리가 정말 크고 장관이었다
넘치는 물보라 덕분에 안경은 이내 물방울이 가득 차
제대로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옆쪽 계곡에서 보니 더운 날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수영은 금지란다
물론 위험하기도 하고
못내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다음에 다시 와야지 하며
다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늦은 점심을 다시 EAT ME에 가서 해결하고는
야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야간 : 무앙마이 시장 - 와로롯 시장 - 치앙마이 나이트 바자
나이트 투어 일정이 이렇게 되어 있는 건
나중에 알았다
처음에는 무앙마이 시장만 갈 생각이었는데
가다 보니 나이트 바자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노점마다 저마다 다른 과일들을 내놓고 있었다
가격이 정말 저렴했는데
비싸야 100밧(3,300원)이 넘지 않았다
저 큰 바나나 한 덩이를 사면 얼마나 할까 싶었지만
먹기도 전에 다 상하겠지
그리고 들고 갈 수도 없겠지 싶어
아쉬움만 삼켰다
시장에서 보이는 간식거리들
저녁을 미리 먹었음에도
다들 출출했는지 닭꼬치 집은 결국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꼬치 하나에 5밧
4개에 20밧(660원)
한참을 걷다 보니
시장을 지나
이슬람 사원도 지나
나이트 바자까지 다시 오게 되었다
한국 사람도 정말 많이 오나 보다
아예 간판에 "약"이라고 적혀있다
지난번에 먹지 못했던 야시장 음식점
로띠가 생각나서 한참을 기다렸다
하지만 창푸억 게이트 야시장에서 먹었던 그 로띠만은 못했다
음식점 안에는 이렇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우리는 간단히 요기만 한 채 나와 숙소로 향했다
특별히 많은 일정도 아니었는데
피곤한지 가족들은 모두 이내 잠들었다
아이들이 한 번은 가고 싶다던 나이트 사파리 표를 예약하고는
'오늘도 무사히, 내일도 무사히
부디 비만 좀 덜 왔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하며
나 역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