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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ug 20. 2018

다른 건 몰라도 황금사원

치앙마이 둘째 날  - 그나마 꼭 보고 싶었던 한 곳, 도이 수텝

둘째 날 

딱히 일정이라 할 것도 없이 숙소를 나섰다 

그저 '도이 수텝 하나 보고 싶다' 이게 전부였다 

숙소→창푸억게이트→도이 수텝 사원→푸핑 궁전→왓 체디 루앙→나이트 바자


사전에 찾아본 투어 사이트에는 보통 반일 일정으로

도이 수텝 , 푸핑 궁전, 몽족 마을을 둘러보는 코스가 있었다 

가족 4명이 가는데 대략 8만 원 정도였다 

특별히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듣는 것도 아니고 

여러 명이 섞여서 여행지를 찍고 오듯 움직이는 게 싫어서 

가족끼리 움직이기로 했다 


오늘은 치앙마이 교통편인 썽태우를 타봤다 

1인당 30밧 정도 하는데 

노선이 정해진 단체 택시 정도로 보면 된다 

왼쪽에 문이 활짝 열린 차가

바로 썽태우다 

보통 10명에서 12명을 채워야 움직인다 

인원을 다 채우기 전까지는 사람을 기다리거나

기사와 흥정을 해서 돈을 더 내기도 한다 


일단 숙소에서 창푸억 게이트 썽태우 탑승장에 갔다 

그랩 앱으로 61바트가 나왔다 

팁으로 4밧을 더해 65밧을 드렸다


창푸억 게이트에 가보니 도이 수텝으로 가려고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외국인 2 커플이 우리를 반가이 맞이해주었다

"도이 수텝? " 이라고 묻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하며 답해주었다 

우리 가족 4명이 왔으니 이제 8명이 모인 셈

2명만 더 모이면 되는데 

사람이 참 안 온다 

한 10여분 쯤 기다렸을까?

아까 우리가 왔을 때 

왜 그리 반겨했는지 이해가 된다 


기사가 흥정을 하기 시작한다 

도이 수텝에서 한 시간 있다가 돌아오는 것으로 하고 

왕복 요금을 내란다 

120밧 

그런데 우리는 도이 수텝에서 푸핑 궁전을 가볼 생각이고

1시간 만에 돌아서 나올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발걸음 느린 아이들

그리고 사진을 찍다 보면 훌쩍 가는 시간에

시간을 정해서 나오기는 벅차 보였다 

편도 요금을 말해달라니 

1인당 100밧을 달라고 한다 

내심 억울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4명에 400밧을 지불하고는 도이 수텝행 썽태우에 올랐다 

(숙소에서 450밧이면 사원에 갈 수 있었는데

돈을 아끼려다 괜히 시간과 돈만 더 쓰고 말았다)


태국말로 '도이'는 산 이란 뜻이라고 한다 

'도이 수텝'이면 수텝 산쯤 되는 것이고

'도이 인타논'이면 인타논 산이라고 보면 된다 


수텝 산 아니 도이 수텝을 올라가는 데 

정말 길이 구불구불하다 

우리나라 같으면 벌써 터널을 뚫었을 텐데 

태국은 그게 안된다고 한다 

지반이 약해서 터널을 만들면 무너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태국 사람들은 나무 하나하나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서 나무를 쉽게 베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길이 나무를 피해 아주 구불구불하다고 한다 


그렇게 썽태우 뒤에 앉아 매연을 맡아 가며 

한 30분쯤 달렸을까? 

점점 기온이 내려가는 것을 느꼈을 무렵

사원 앞에 도착했다

도이 수텝 사원 앞에 내리니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Y" here를 보니 

도이 수텝 사원에 맞게 왔다 


도이 뿌이 빌리지, 뷰 포인트 여러 곳이 있지만

발길 닿는 데까지만 가기로 해서 

가보지는 못했다 

입구에 있는 

조각상을 보며 

순간 돼지인가 싶어서 웃음이 났다

저 멀리 보이는 스님

아마 이 분이 이 절을 처음 만들게 된 그분으로 보인다 

사원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잡화점들

가격은 그다지 싸지 않아 보였다 

나이트 바자에서 다시 사기로 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끝도 없이 보이는 계단

아이들은 벌써부터 투정이다

계단이 너무 많다고

사실 이 쪽 입구 말고 오른쪽에

에스컬레이터로 편하게 가는 곳도 있다 

하지만 직접 발로 올라가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며

아이들에게는 그 사실을 비밀로 한 채 

아이스크림으로 구슬려 가며 올라갔다

입구에 있는 나가상

정교한 조각과 색감이 눈에 띄었다 

사원을 지을 때 후원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둔 것처럼 보였다 

꼬부랑 글자라 해독이 안되었다

그렇게 계단 300개를 올라오자마자 

아이들은 매점에 달려간다 

아이스크림부터 먹겠다며


매표소 아저씨는 돈 안 내고 들어가려는 것처럼

보였는지 얼른 나를 부른다

어른은 30밧 아이 2명을 어른 1명으로

쳐서 우리 가족 4명에 90밧을 냈다 

진짜 과일을 넣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이스크림 박스 위로 개미들이 다니는

친환경(?) 가게였지만 아이들은 

개념치 않고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더니 

그나마 조용해졌다 

도이 수텝 사원이라는 뜻인 거 같은데 

무슨 글자인지 궁금하다

구름이 없었더라면 황금색이 더 빛나 보였겠지

비수기라서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말 중국인들이 많다 

치앙마이는 11월에서 2월까지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건기가

성수기라고 한다 그리고 4,5월에는 40도까지 올라는 더위

그리고 7,8월에는 계속 비가 내리는 우기라고 한다 

우리가 갔던 8월은 한참 우기였던 때라 

내심 한적한 여행을 기대했지만 

막상 넘쳐나는 중국인들 때문에 조용한 여행은 힘들었다 


여행지에 사람이 많다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고

찬찬히 둘러보았다 

태국에는 정말 사원이 많은데

이렇게 사원마다 기부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지폐를 작은 동전으로 바꾸어서 저 많은 칸에 

하나씩 하나씩 넣는 분도 보았다 

이렇게 동전을 붙이기도 한다 

도도한 얼굴의 불상

'동전 하나는 내고 가야 되지 않겠니?'라는 듯한 

표정으로 앉아계신 듯하다


부처님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다 

똑같이 생긴 모습이 하나도 없다 

이 향유는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붓는다고 한다 

모두 8개의 향유가 있는데 

자기가 태어난 요일에 향유를 붓고 기도를 하는 것이란다

그런데 요일이 7일이니 7개 여야 하는데 8개가 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개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자기가 태어난 요일을 모르는 사람들이 

붓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 어머니도 본인이 태어난 날짜를 모르신다는데

태국에도 그런 사람이 많은가 보다 

앉아 계신 스님이 

복을 기원하는 명주실을 걸어주신다고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정작 내가 갔을 때는 

그 사실을 몰라서 그냥 지나쳐왔다

두리안처럼 생긴 과일이 달려 있는 나무

우리나라도 따지면 자식 생기게 해달라는 나무란다 

아이를 못났는 사람이 이 과일을 만지고 기도를 하면

아이를 낳게 된다는데 믿을 수는 없다


입구 왼쪽에 있는 코끼리 상

도이 수텝 사원이 만든 자리를 정해준 코끼리를 기념하는 상이다 

예전에 부처님을 모신 사리가 반으로 갈라져서 

왕은 궁전에 사원을 지을 생각으로

궁전에서 기르던 코끼리에게 사리를 싣고 가게 했다 

그리고는 코끼리가 멈춘 곳에 사원을 짓겠다고 했다 

왕은 당연히 궁전에서 기르던 코끼리니 

궁전으로 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코끼리가 수텝 산을 오르더니 두 바퀴를 돌고는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이 수텝 사원이 이 자리에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사원 내를 돌아보며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모습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어느덧 한 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도이 수텝에서 치앙마이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큰 도시였는지 

한참을 보고 있었다 


공항과 시내를 가로 지는 강이 조그맣게 보였다


입장권에 그려져 있어서 

다시 보게 된 조각

나무판에 그려진 벽화가 하나 보였는데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일생의 내용이 들어있다고한다

자세하게 조각해 놓았는데 

내용과 함께 다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꺼 같아 

그저 사진으로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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