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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ug 21. 2018

사원 하나는 보고 가야지

치앙마이 둘째 날-푸핑 궁전, 왓 체디 루앙

도이 수텝 사원을 나가는 길 

왕과 왕비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아직도 왕정이 존재하는 나라가 

이상하지만 왕의 힘이 막강하여 

시민들의 폭동조차도 

왕 한마디에 사라지는 왕의 권위가 절대적인 나라가

태국이었다 


위에 사람이 얼마 전에 서거한 푸미폰 국왕(라마 9세)이고

아래 사진이 현재 왕인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이다

아직은 국왕이 바뀐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대부분 

전임 국왕의 사진이었고 10장 중의 한 장 정도가 신임 국왕 사진이었다


태국 왕조를 처음 세울 때 점괘를 치게 했는데 

10대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태국 내에서는 현재 왕에 대한 신임이 그리 높지 않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현재 국왕은 3번이나 이혼을 하고 난잡한 사생활 등으로 인해 

전임 국왕이 후계자를 결정하지 않고 서거했고

서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왕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거리마다 라마 10세의 모습이 걸려있는데

북한의 김정일이 가장 부러워했던 나라가 태국이라는데

그가 꿈꾸던 세상이 이런 세상이었을는지

 

다시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 

내려가는 길이라 그런지 올라올 때보다는 수월했다


아이들이 화장실을 찾아서 화장실에 가려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앉아 계신다

화장실 사용하려면 5밧을 내야 하기에 

아이 두 명 사용료로 10밧을 주었다 

비싼 돈은 아닌데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잠시 아이들이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밀림 속에 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높은 나무와 우거진 수풀들

저 속으로 들어가면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어 보였다

사원을 막 나가려는 찰나

출출한 허기를 달래고자 

바나나 빵을 하나 샀다


80밧을 주고 4개를 샀는데 생각보다 맛이 별로였다

배고픔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라니

차라리 그냥 바나나를 사서 먹을 걸 싶었다 


사원을 나가자마자 호객 행위를 하는 썽태우 기사들이 보였다

푸핑 궁전, 도이 뿌이 마을, 도이 뿌이 정상까지 코스 별로 금액이 달랐는데

우리는 푸핑 궁전까지 1인당 40밧씩 160밧을 내기로 하고 썽태우에 올랐다


내부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올 생각을 하지 않아 

이러다가 언제 가나 싶었다 

한 10분 여가 지났을 때쯤 

미국인과 아시아 사람 커플이 탔는데 

알고 보니 한국 사람이었다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데 

도이 뿌이 마을까지 간다기에 

중간에서 우리가 인사를 하고는 먼저 내렸다

푸핑 궁전 정문 앞에 역시나 왕의 사진이 걸려있다

정확히는 궁전이라기보다는 별장이었다

왕비가 지내는 1~3월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별장이라서 그런지 꽃이 예쁘게 조경되어 있고 

작은 연못 옆의 조각상이 

정감 있어 보여 한참을 보고 있었다 

설마 이게 다인가 싶어 그냥 가려다 

호수가 있다기에 그쪽으로 가보았다 

아이들은 정글탐험을 하는 거 같다며

좋아라 했다 

야생동물이 튀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숲이 많이 우거져 있었다

호수로 올라가는 길

계단에도 장식을 해 놓아서 

신경을 쓴 흔적이 많이 보였다 

호수에 도착해서 보니 호수 옆 꽃 정원에 나비가 보인다



햇빛에 걸었더니 다들 지쳐하는지 

잠시 앉아서 쉬었다 

아이들은 이내 지루했는지

몇 번 사진을 찍더니 빨리 가자고 한다

아내와 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했더니 

근처에 식당이 있었다

이게 식당 이름인데 영어가 아니라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가격은 시내보다 조금 비싸 보였다

팟타이를 비롯해서 맛난 점심을 먹고 나니 

졸음이 온다 


왓 체디 루앙으로 이동하려고

타파 게이트로 썽태우를 타려 했다 

그랩으로 찾아보니 바로 왓 체디 루앙까지 

450밧이면 갈 수 있었다 

굳이 600밧을 주고 타파 게이트를 갈 필요는 없었다

도이 수텝에서 대기하던 기사가 올라와

가족들은 편안히 사원까지 가게 되었다

아이들은 더위에 많이 지쳤는지 

굽이굽이 흔들림을 자장가 삼아 

이내 잠이 들었다 


아이들이 조용한 동안 

잠시 창밖을 구경하며 내려갔다

왓 체디 루앙 입구부터 금빛에 눈이 부셨다

사원 앞의 큰 보리수나무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파란 하늘에 금빛이 더 빛나 보였다

사원 입구 양쪽에 나가 상이 지키고 있었다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했다


우리도 사원 안에서 잠시 앉아서 내부를 구경했다

그림 하나하나가 정말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다


저걸 어떻게 다 조각했을까 싶을 만큼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왓이 태국 말로는 사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왓이 들어간 곳이 많이 보인다 

왓 체디 루앙도 역시나 큰 불탑이 있는 사원인데

이 큰 불탑이 바로 위에 보이는 것이다 

예전에 80미터의 큰 탑이었는데 지진으로 30미터가 무너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남은 탑도 시내에서는 가장 높아 보였다

태국 왕자님이 이렇게 잘 생겼나 싶어서 

하나 찍어 보았다


뒤쪽에서 보니 원래 큰 탑이었으면 

얼마나 더 위압감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높아 보였다

주변 사원 내부를 들어가 보다 

깜짝 놀랄만한 승려의 모습을 보았다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이었다

천장에 보니 실제 모델이 되신 분이 계셨다 

아이들은 너무 무섭다며 얼른 되돌아나와 

더 찾아보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사원을 나와서야 사원 이름을 찍었다


나이트 바자를 보려 했는데 

아직 밤이 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툭툭이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그랩으로 찾아봤을 때는 70~80밧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는데 

툭툭이 기사 아저씨가 150밧이란다

더위에 지치고 아이들이 툭툭이를 타보자 해서

그냥 탔다 

큰 아이가 앞에 작은 의자에 걸쳐 앉아가는데

뒤에서 보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아이는 손을 꼽 잡기는 했지만 재미있단다

툭툭이를 타고 가며 달리는 시내 모습

승용차에서는 느낄 수 없기에 이걸 타게 되나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나이트 바자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인지라 아직은 연 곳이 몇 군데 없었다

더 돌아보려 했지만 갑자기 큰 아이의 복통으로 인해 

다시 숙소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 날 일정은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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