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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Sep 16. 2018

태풍이 지나는 날 그린 그림

슈퍼 태풍이 온다고

주위에서 마치 전쟁이라도 난 듯

메신저에 이리저리 메시지가 들어왔다


집 앞 바닷가를 보니 배들이

태풍 때문이었는지

다들 모여들고 있었다


혹시나 창문이라도 깨질까 싶어

시장에 갔더니

이미 한 발 늦었다

종이 테이프 코너마다 모두 텅 비어 있고

얼마 남아있지 않은 물과

비어 있는 상품 매대를 보니

아차 싶었다


주위 시장을 몇 군데를 돌아

겨우 발견한 곳

그마저도 10개가 채 남지 않아

가까스로 살 수 있었다


아이들은 신나하며

창문에 테이프를 붙였으나

부디 깨지지 않아야 할텐데 하는

걱정이 가득했다

다른 시설들도 보이는 창문마다

테이프를 붙여 조만간 들이닥칠 태풍이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

그렇게 맞이한 다음날

바람소리가 심상치 않다

마치 움직이는 놀이기구 위에 서 있듯

몸이 흔들린다

태풍 경보 10이란다

보통 태풍 경보8만 되어도 위험한 수준인데

초고위험 수준이란 얘기다


집 밖을 내다보니

비가 뿌옇게 온다

저 멀리 옆 집엔 이미 창문이 깨져 버렸다

작년에도 대형 태풍이 지나가더니

올해도 잊지 않고 찾아왔다


태풍경보에 집 안에서 꼼짝도 할 수 없어

노트를 폈다

오늘은 망고 파우더 상자다

주인공 망고 왕자님

한문이긴 한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스케치는 완성되었다

한참을 색칠하고 나서

그림 완성

원작의 색감이 살지 않아 아쉽다

태풍 속에서

무사히 그림을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오늘의 그림을 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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