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Sep 16. 2018

없는 건 시간이 아니라 여유다

2015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올해 2018년이 되었으니 

3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그림을 그렸다 


그렇다고 그림이 일취월장하거나 

갑자기 전문가의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그리고 싶을 때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정도의 

느낌을 얻은 것이 전부다 


사실 내게도 여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해야 할 일들과 

돌봐야 할 가족들 

혼자만의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나만 혼자 있는 시간은 적지 않았다 

화장실에 가 있는 시간

대중교통으로 사무실에 이동하는 시간

가끔 혼자 점심을 먹는 시간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 시간

그런 짧은 시간들은 오롯이 내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그런 짧은 시간들이 사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소한 시간들이 모여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요즘 더 깨닫고 있다 


거창하게 운동을 하려고 하는 대신

계단이 보이면 걷고 

가급적 걸어서 움직이는 것이 내 몸에 좋은 것처럼

대작을 그리려는 마음보다는

그저 어디에 가든 노트를 늘 들고 다닌다 

꼭 다 채우지 않아도 좋고 

한 줄만 그려도 되는 것인데 


오히려 그림을 다 채우지 않고 

멈춘 채로 남겨 놓은 것이 

더 좋은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나보다 남이 중요하건 아니다

시선은 이제 그만 의식하자

못해도 좋고 

반만 달성해도 좋다 

그저 낙서 한 장이라도 좋다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면

잘 가고 있는 것이다. 


잘 하려 하기보다는 꾸준히 하자 

그게 나에게 힘을 줄 테니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때 기억나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