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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Sep 21. 2018

심술보

내 얼굴은 어떤 동물을 닮았을까?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다 보면 다양한 동물이 떠오른다

새, 물고기, 뱀, 개, 토끼 등등


얼굴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게 해 준 사건이 하나 있었다


택시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일을 보러 가고 있었다

택시가 대로변에서 번화가 도로로 진입하려는 찰나였다 

횡단보도는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건너 다니고 있었다


택시가 진입하려는 찰나에

70대쯤 돼 보이시는 한 분이 택시 앞을 가로막고는 천천히 가셨다


횡단보도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차도에서 어떤 이유로 그리 위험하게 가는지 알 길은 없었다


덕분에 지나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자세히 보니 

얼굴이 마치 불독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쪽 볼이 살짝 늘어지고 눈이 찢어진 불독 말이다


택시기사분께서도 한마디 거드셨다

"저 사람 얼굴에 심술보가 가득하네요"

마치 내 속마음을 들킨 것처럼 깜짝 놀랐다


그분도 어렸을 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텐데

본인의 얼굴이 그렇게 보인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을까?


나이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그분은 어떤 인생을 살아온 것일까?


문득 

'내 얼굴은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이는 걸까?'

궁금해졌다 

거울을 한 번 자세히 들여다봐야겠다

이제라도 늦기 전에 

심술보가 들어가 있는지 

아니면 자애로움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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