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출근 통학 전쟁을 치른다
바쁜 시간에 딸아이가 혼자 머리를 묶으면
좋으련만 단정히 묶어주기 위해서
자리에 앉았다
그래도 오늘은 오래간만에 삐져나온 머리 없이
잘 묶였다
머리를 처음 묶어봤던 시절이 생각났다
지금도 물론 어설프고 이상하지만
처음에는 더더욱 힘들었다
남자 형제만 있으며
파마 머리의 어머니가 있었던
나에게
포니테일은 그저 TV에서 보는 것이었다
딸아이의 머리를 묶는 것이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았다
묶으면 삐져나오고
다시 잡으면 오른쪽이 틀어지고
정 가운데에 있으면 좋으련만
공중곡예를 한 것처럼
머리 뭉치가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렇게 한 20번쯤 했을까?
아직도 딸아이의 머리를 묶어주려고 하면
'이거 또 한쪽으로 쏠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냥 아내에게 묶어줘라고 하면 쉽겠지만
딸아이 크고 나면
그 아이의 머리를 묶어줄 날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기에
내가 직접 해보려고 한다
초등학교를 마칠 때쯤이면 손에 좀 익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