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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Dec 15. 2018

진짜 공짜인가?

부모님께서 은퇴 후 다른 분의 밭을 조금 관리해 주고 계신다. 그래서 틈이 날 때마다 두 분이 원하는 것들을 키우고 계셨다.


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양파 몇십 개가 남은 것이 있다고 어머니께 주시겠다고 연락이 왔다. 어머니는 아버지께 양파를 심는 게 어떻냐고 하셨다.

하지만 아버지는 반대하셨다. 작년에 심어보았는데 반쯤 썩었고 품값, 재료값도 나오지 않았다고 하셨다. 차라리 몇 천 원 주고 좋은 것 사 먹는 게 낫지 않냐고 하셨다.


사실 경제성만 놓고 보면 작은 규모의 농사는 답이 아닌 것 같다. 몇 만평 수준의 농사로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면 모를까? 소규모로는 그다지 이익이 나지 않는다.


2018년 최저 시급이 7,530원이다. 4시간 일 했을 때 3만 원이 넘는 돈이다. 아버지 말씀대로 양파 몇십 개를 심기 위해서는 두 분이 투입하는 시간은 4시간도 훨씬 더 넘는다. 두 분이 전부 4시간 동안 심고 거두어서 수확하셨다면, 최저시급 3만 원 *2 = 6만 원 즉 최소 6만 원이라는 인건비가 계산된다. 투입된 재료도 밭의 사용료도 감안하지 않은 순수 인건비만 계산한 것뿐이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공짜로 받은 양파를 심어서 거두어들일 수 있는 좋은 양파는 2망이 넘지 않아 보였다. 그렇다면 6만 원 / 2 망이니 1망에 최소 3만 원에 사야 하는 셈이다. 양파 10개짜리 1망이 3만 원이라면 사람들이 살까?


공짜라는 말에 현혹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SNS도 공짜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소중한 인생이라는 시간이 계속 소모되는 것이다. 

SNS를 함으로써 뺏기는 인생의 시간이 기회비용이며, 콘텐츠 사용의 대가였다.

추가로 투입되는 자원의 원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짜라는 논리에 속아 계속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는지도 모르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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