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버지의 가계부



애들을 데리러 집에 들렀다가

아버지의 서재를 유심히 보았다


색이 바랜 노란 봉투 속에

들어있던 각종 서류들

그리고 스프링 노트들

어떤 내용일까 싶어 열어 보았더니

아버지의 가계부였다

20160109_171039.jpg
20160109_171048.jpg
20160109_171138.jpg
20160109_172033.jpg


지금도 아버지가 가계부를 쓰시는 걸 알고 있었지만 예전부터 이렇게 꼼꼼히 쓰셨었는지는 몰랐다


30년이 넘는 일상의 기록들이었다

내가 지금의 아이만한 나이였을 시절

그때 아버지 어머니가 살았던 생활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차비 170원

싸인펜 100원

무 300원

과자 100원

짜장 800원

사소한 것 하나도

꼼꼼히 기록되어 있었다


나의 아들은

30년 뒤에 내 가계부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시나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