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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an 17. 2019

번역본을 다시 보다

자조론 두 가지를 함께 보며 느낀 점

나는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나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에 관한 부분 등 어쩌면 사람들이 너무 뻔하다고 하는 책을 읽어왔다. 자기 계발의 제일 원류를 찾아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찾은 사람이 새뮤얼 스마일즈였고 그가 쓴 자조론, 인격론, 검약론, 의무론을 모두 사게 되었다.


모두 중고책으로 샀다. 새뮤얼 스마일즈의 4가지 책이 모두 나와있는 건 2006년이 마지막이라 새책으로 사려다 그냥 중고로 사는 게 낫겠다. 싶었다. 어쩌면 이런 책들은 그냥 책꽂이에 모셔놓기 위해 산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왠지 책상에 꽂아 놓으면 있어 보이는 그런 느낌 말이다.

앞으로 1년 동안 읽을 생각인데 나 역시도 그리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42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인격론]을 펼쳤는데 위 문구가 보였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도 이 책을 받았구나 싶었다. 물론 그 시점이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준 사람의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은 중고 서점으로 향했고 여러 곳을 돌아 나에게 까지 오게 되었다. 위 문구를 보며 지금의 내가 마흔을 넘어가는 나이, 인생 전환점을 지나가는 나이에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네 가지 시리즈 중 우선 자조론을 들었다.

시리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2권의 책을 샀기 때문이다.

김유신 번역본


공병호 평역 본

번역본을 보다 보면 번역가의 생각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들어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원문으로 읽으면 가장 좋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서 일단 번역본부터 사게 되었다.


공병호 평역 본 31페이지




김유신 번역본 32페이지



김유신 번역본 33페이지

두 권을 비교해 보며 읽고 있는데 정말 다른 책처럼 느껴진다. 분명 한 사람의 글을 번역했을 뿐인데.



나폴레옹 3세는 <카이사르의 생애>에서

"우리는 황제를 기다려야 하며 일단 그가 나타났을 때 그를 알아보고 따르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우리는 카이사르를 기다리고 있다. 카이사르가 나타났을 때 그를 알아보고 따르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앞 문구는 공병호의 평역 본, 뒷 문구는 김유신의 번역본이다. 출처를 밝히고 카이사르의 내용을 언급해 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김유신의  문장은 내용 중간에 갑자기 나와 왜 나왔는지 궁금하다. 물론 참고문헌에 해당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만 짧은 내용이니 공병호의 평역 본처럼 덧붙여 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두 권을 비교해보게 된 것은 이 내용 때문이었다.



빅토르 위고는 "전자가 후자를 없애리라"는 말로 (공병호)

"이것이 그것을 죽일 것이다" (김유신)


Ceci Tuera cela에 대한 번역 내용이다. 이것은 프랑스 말로 This one will kill that one이라는 뜻인데 구글에서 찾아보면 "The printed book will destroy the building."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 인쇄술이 저 교회의 제도를 허물었다"는 김유신의 주석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두 개를 비교해가면서 읽으니 다 읽고 나서 원본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본과 번역본 2가지를 놓고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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