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는 것만 생각하는 건 아닐까?
아이가 도서관에서 동화책을 빌려왔길래 궁금해서 한 번 읽어 보았다.
제목은 [뒤바뀐 꾸러미]
주요 내용은 이렇다. 한 신사가 열차를 타고 내렸는데 내리면서 자신의 꾸러미가 아닌 다른 사람의 꾸러미를 들고 내렸다. 그 꾸러미에는 순금으로 만든 잉크병이 들어 있어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1년 뒤 돌려받았다. 그래서 그는 황금 잉크병을 팔려다가 잉크를 담아 정성껏 글을 썼고 훌륭한 작가가 되었다.
사실 그 황금 잉크병은 세공사가 부자에게 주문받은 조미료 병이었다. 그런데 그만 기차에서 졸다가 꾸러미가 뒤바뀐 사실도 모른 채 내렸고 주머니가 너무 가벼워 열어보니 그 안에는 황금 조미료 병은 없었다. 뒤바뀐 사실을 안 다른 신사는 강 위에서 죽으려고 결심했다. 하지만 흐르는 물을 보니 자신도 물처럼 힘차게 살아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고 그때 마침 부자 귀족 부인의 초대를 받고 그 부인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황금 조미료병 값은 부인이 대신 지불해 주었고 자신이 하던 세공일 대신 바뀐 꾸러미에서 찾은 제도기로 건축 일을 시작하였다. 그 건축일을 하는 동안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짓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한 끝에 건축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두 신사는 술집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다음의 말을 하며 끝을 맺는다.
제도기를 잃어버린 사람이야 큰 것이 아니겠지만 황금 조미료 병을 잃어버린 신사는 잘 버틸 수 있었을까? 진실을 말하더라도 도둑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그는 비관 대신 낙관을 선택했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는데 우리는 자꾸 부정적인 것만을 보게 된다. 아마도 위험에 잘 대비해야 살아남은 우리 선조들의 생존 본능이 그 안에 숨어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너무 낙관적인 선조들은 맹수에게 잡아먹혀 부정적인 선조들만 우리에게 유전자를 나눠준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긍정주의자가 정답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아들은 과연 이 책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내일 한 번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