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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Jan 19. 2019

뛰는 것은 먹는 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내 몸 실험 보고서

먹는 것 앞에 장사 없다

어제저녁 자리가 있었다. 

다른 때와 달리 메뉴가 문제였다. 

그건 바로 삼겹살.

에너지 덩어리와 지방이 넘쳐나는 고기들. 

하지만 나의 그런 걱정과 달리 식욕 세포들은 미친 듯이 날뛰었다. 

'이게 얼마만의 포식이냐?'

마음속으로

'그래 내일 뛰면 조금 괜찮을 거야' 약간의 위안을 삼으며 먹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돌아와서 몸무게를 측정해 보았다. 

+1.5kg

아침보다 생수병 하나가 더 늘어난 것이다. 

'그래 내일 아침에 달리고 나면 조금 나아질 거야'하며 잠을 청했다.

  

오늘의 기록

구분 총 누적 전일 대비

총길이  4.38km   +120m

반환점  1.75km   +40m

지속 거리 2.29km +50m

체중  +0.9kg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서 다행이다. 그런데 체중은 정말 먹는 것에 따라 변동됨을 실감한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1.5kg까지 늘어났지만 500ml 생수병 하나는 없앴음을 다행으로 생각하다.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지만 400칼로리 정도 소모되었는데 1칼로리당 1그램 정도 줄어든 것 아닐까 싶다. 잠자는 동안 소모되는 에너지를 고려했을 때. 계속 한번 기록을 해봐야겠다. 얼마만큼의 운동이 칼로리를 줄여 나가는지.


루틴이 깨질 때

사실 오늘 2:30분에 눈을 떴었다. 아침에 못 일어나면 하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평일은 기상-> 아침운동-> 회사라는 루틴이 있어서 무조건 운동을 하는데 

주말에는 회사라는 최종 목적지가 없다 보니 아침 운동의 루틴이 흔들렸다. 

그래서 운동 4일째인 오늘도 약속을 못 지키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6:11 눈을 떴고 얼른 옷을 갈아 입고 운동을 나갔다. 


길 위의 생각

습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제 달린 지 4일째가 되었다. 

습관의 중요한 고비는 세 순간이 있다고 본다. 

3일, 3주 그리고 66일

3일 (습관의 인식)

3일은 습관에 대해 인식하는 단계다. 아직 습관은 형성되지 않았고 행동 자체도 불완전한 단계다. 작심삼일이라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의 사람이 이 단계에서 포기를 많이 한다. 그만큼 행동의 관성이 강하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3주 (습관의 형성)

맥스웰 몰츠가 쓴 [성공의 법칙]이라는 책에 21일의 법칙이 나온다. 

“무엇이든 21일간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 

21일은 우리의 뇌가 새로운 행동에 익숙해지는 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3주 정도 되면 어느 정도 습관은 머리에 익는다. 즉 이 행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게 된다. 하지만 행동을 안 하면 이상하거나 무의식적으로 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21일을 이어갔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의식해서 계속하지 않으면 깨질 위험이 있다.

66일(습관의 고착 단계)

3주 세션이 3번 정도 순환한 단계이다. 즉 21일이 3번 정도 연속되면 완전히 몸에 붙게 된다. 마치 양치질을 하러 갈 때 따로 의식을 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치약을 짜고 양치질을 하고 있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예인선과 바지선

거대한 바지선을 예인선이 끌고 가는 모습을 보았다. 

문득 우리 몸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몸(바지선)이 마치 작은 머리(예인선)에 따라 움직이는 그런 모습 말이다. 그런데 몸을 움직이게 하는데 즉 거대한 바지선을 움직이는 데는 큰 힘이 필요하니 초반에 에너지를 많이 쏟아부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분야에서는 한 번에 한 가지만을 목표로

운동을 하면서 사실 달리기도 하고 팔 굽혀 펴기도 하고 플랭크도 하고 철봉도 하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하지만 모든 것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가장 효율적인 것을 선택한 것이 바로 달리기였다. 즉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달리기를 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가지 숫자들이 달리기 지표를 말해주고 있었다. 최고 속도, 평균 보폭, 등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세 가지로 줄였다. 반환점, 지속 거리 그리고 총 거리 이렇게 3가지만 생각했다. 우선 반환점이 올 때까지는 계속 반환점을 생각하고 그다음 달리기를 끊어지지 않고 계속 달리는 지속 거리를 늘려나갔다. 맨 마지막으로 총거리를 늘리기 위해 애썼다. 순간순간에 모든 것에 집중할 수는 없었다. 세 가지 목표를 정했다 하더라도 순간순간만큼은 딱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세 가지의 자료에 대해서 어제 기록해 놓았던 숫자를 메모장에 적어 놓았다. '오늘은 이만큼만 넘어보자' 이렇게 생각하며 뛰었다. 


한 분야에서 하나의 활동이 고착화되었을 때 다음의 활동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내일 하루만 더 뛰면 아마 다음 주는 큰 무리 없이 이어질 것 같다.

내일도 달리기의 사슬을 이어 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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