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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07. 2019

회귀

다시 시작하는 것이 실패는 아니다.

회귀 [네이버 백과사전]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돌아감


한 달이 넘도록 열심히 달렸다. 

66일을 목표로 달렸는데 60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탈이 났다.

지난주 일요일 저녁부터 심상치 않던 배는 내게 통증이란 것을 남겨주었다.

그 여파로 결국 며칠 동안 아예 달리지 못했다.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들렀다가 시계를 보았다. 

새벽 5:45이었다.

알람이 울리지 않았는데도 내 몸은 그 시간에 맞춰져 있었다.

사실 어제도 그제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다.

다만 어제와 그제는 배가 너무 아파서 도저히 뛸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나아 보였다. 


밖에 비가 내린다. 

비가 오지 않아도 달리기 힘든 상황인데 엎친데 덮친 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할머니께서 밖에 비가 온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괜찮아요'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빗속을 향해 뛰었다. 


'얼마나 뛸 수 있을까?'

'얼마만큼 뛰어야 할까?'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냥 오늘은 1km만 달려보자.

'그 정도는 갈 수 있지 않겠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1km를 달리고 나니 생각보다 달릴만했다. 

물론 뱃속의 거북한 느낌은 여전했다. 

다만 처음의 그 정도는 아니었고 이제는 예전의 20~30% 수준이라 견딜만했다. 


800m를 지나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속으로 계속 외치며 달렸다.

그렇게 달린 거리를 계산해 보니 1.55km였다. 

예전 거리에 비하면 반절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실패라고 폄하하지 않으련다.

70%의 컨디션에도 일어나서 달리지 않았는가?


씻고 나니 몸이 개운하다. 

오늘부터 핑계는 접고 다시 운동을 시작해보자. 

조만간 다시 루틴을 회복할 수 있겠지? 

연속 1.55km

최종 4.0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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