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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18. 2019

생각이 글에 이르는 길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까지

그동안 얼마나 글을 썼나 생각해 보았다

브런치 800편

네이버 블로그 500편

카카오 스토리 200편

페이스북 200편

메모나 그림이 들어간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대략 1,000편이 넘는 글을 썼다

그런데 아직도 내게는 쓰고 싶은 내용이 100가지 넘게 남아있다


이렇게 글을 많이 썼다고 쓸거리가 많이 남아 있다고 내가 좋은 작가라거나 글을 쓰기 쉽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글을 시작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분에게는 나만의 글감 정리 방법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내가 쓰고 있는 방법을 적어본다


1. 생각 조각 수집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첩 중에 즐겨찾기 폴더만 따로 뽑았다. 이 폴더에 있는 그림들은 나중에 그림 그릴 주제로 모아 놓은 사진들이다. 사진을 찍어 놓았다가 나중에 시간이 될 때 이 모습을 그림으로 옮긴다. 즉 어떤 것을 그릴까 고민하기 전에 미리미리 내가 그리고 싶은 자료들을 모아 놓는 것이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하루에 6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들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른다'의 그 오만이 숫자 오만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살다 보면 순간순간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런 생각의 조각들은 금세 잊히기 마련이다. 도움이 안 되는 생각이야 그냥 지나쳐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말 나중에 도움이 되겠다 싶은 생각들은 얼른 스마트폰 메모장을 열어 이렇게 메모를 남긴다.

오늘 기준 2,500건 정도 메모가 남아있다

스마트폰 메모장
컬러노트 메모장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음성으로 메모를 남기기도 한다. 그렇게 남긴 음성 메모는 문자로 나중에 입력하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밑에 소개할 에버노트에 음성으로 첨부를 하기도 한다.


2. 체계화

그렇게 모인 생각의 조각들은 따로 Ever Note에 노트북을 만들어 그 안에 저장한다. 에버 노트의 노트북은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폴더와 같은 역할을 한다. 비슷한 성격의 노트(메모)들을 한 노트북에 모아 놓았다가 그 노트북 안에 메모가 쌓이면 한 편의 글 또는 한 권의 책이 되기도 한다.

유로로 프리미엄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나는 베이식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여 아직은 투자하지 않고 있다. PDF에 주석을 달거나 Office나 PDF에서 내용을 검색하는 고급 기능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프리미엄을 투자해볼 만하다.


3. 확산

그렇게 모인 글감들은 Work Flowy 앱을 통해 확산시켜본다. 즉 생각의 단편들을 모아 조금 더 길게 써보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일필휘지로 쭉 써지지는 않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열어보며 거기에 살을 덧붙인다.


오타가 있더라도 고치지 않고 일단 계속 쓴다

Work Flowy을 처음 가입했을 경우 한 달에 100행까지 추가가 가능하다. 그 이상 무료로 사용하려면 유료 사용자로 전환하거나 타인 추천을 통해 100행씩 무료 추가가 가능하다. 즉 지인에게 가입 주소를 보내서 그 사람이 신규로 가입한 경우 한 달에 100행을 더 사용할 수 있다. 2명이 가입하면 200행, 3명이 가입하면 300행까지 늘릴 수 있다.


4. 정리 및 체계화

짧은 글들은 Work Flowy에서 바로 5단계인 작성 단계로 넘어간다. 하지만 아주 긴 글은 한 번 더 과정을 거친다. 주된 생각을 중심으로 치우치거나 빠뜨린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간다. 나는 주로 Xmind Gen이라는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작성했다.


아래 내용은 올해 6월 출판을 목표로 회계사 한 분과 함께 작업했던 내용이다. 판형, 예상 독자, 출판 의뢰, 목차, 원고 작성 방법, 차별성 등 서로 의논할 내용과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고민했었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로 인해 더 이상의 원고 작성은 하지 못하게 되어 아쉬움으로 남았다.

offshore profit guide


Xmind 무료 버전이라 그런지 많이 버벅거린다. 유료 사용자가 되면 조금 나아질까?


5. 시제품

생각의 단편과 어느 정도의 문장 덩어리가 모아졌으면 직접 써 본다. 그렇다고 발행 버튼을 바로 누르지는 않는다. 일단 글을 '작가의 서랍'에 올리고 그에 맞는 이미지를 대표 이미지로 첨부한다. 또한 제목을 여러 번 검토한다. 사실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는 것은 글의 내용이 아닌 제목을 보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의 내용을 아주 핵심적으로 요약하면서 매력적인 제목을 지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글의 완성도를 점점 올려서 글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면 그때쯤 발행 버튼을 누를 준비를 한다.

다양한 진행률의 글들

6. 퇴고 및 발행

글을 다 쓰고 발행 버튼을 누르기 전 기계적으로 맞춤법 검사를 다시 해 본 후 한 번 입으로 읽어본다.

눈으로 보는 글과 입으로 말하는 글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입으로써 읽었을 때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은 과감히 수정한다. 입으로 잘 읽히지 않는다면 눈으로도 잘 안 읽힐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발행 버튼을 누르면 브런치에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물론 조회수는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조회수는 신의 영역이다. 내가 정말 몇 년간 열심히 쓴 글이 낮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반면 하루 만에 뚝딱 만들어낸 글은 만 뷰가 넘는 기록을 하기도 한다. 아직은 내가 초보 작가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가 대중의 시선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그런 뜻이기 때문이다.


아직 내게는 보완할 점이 많이 남아 있다. 그렇지만 나의 생각들은 여기저기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분이 계시다면 나의 방법을 한 번 써 보기를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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