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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추억꺼리를 불려주다

by 일상예술가 정해인


해외 출장 길에 일이 늦게 끝난적이 있었다

고생했다며 맥주 한 잔을 기울이는데

맥주가 맛있던 것이었는지

아니면 일 때문에 힘들어서였는지

여기서 먹을 때와는 다르게

맥주맛이 더 괜찮다고 느껴졌다

20151119_141026.jpg 완성작

한 잔을 더 마시려 병을 집으려다

맥주병에 그려진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전통의상을 입은 듯한 두 남녀의

이미지 컷

식사 자리에선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지라

사진 한 컷을 찍었다

20151113_185635.jpg

숙소에 들어가서 휴식시간에 준비해간

뭉치들을 꺼내 들었다

혹시나 시간이 되면 그리기 위해

작은 스케치북 하나와 미니 물감을 들고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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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부터 시작해 채색까지

중간중간 사진을 찍다가

조금 흔들린 사진도 있었다


어색하고 투박한 느낌이었지만

출장길에 급하게 그린 그림이라

그랬는지 출장업무가 끝날때까지도

그 그림을 보면 맥주맛이 함께

떠오르며 즐거운 기억도 유지할 수 있었다

20151114_064910.jpg

순간순간 지나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그림을 그려내는 힘

그것이 삶에 대한 행복한 추억을 늘려가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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