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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12. 2016

그림이 추억꺼리를 불려주다


해외 출장 길에 일이 늦게 끝난적이 있었다

고생했다며 맥주 한 잔을 기울이는데

맥주가 맛있던 것이었는지

아니면 일 때문에 힘들어서였는지

여기서 먹을 때와는 다르게

맥주맛이 더 괜찮다고 느껴졌다

완성작

한 잔을 더 마시려 병을 집으려다

맥주병에 그려진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전통의상을 입은 듯한 두 남녀의

이미지 컷

식사 자리에선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지라

사진 한 컷을 찍었다

숙소에 들어가서 휴식시간에 준비해간

뭉치들을 꺼내 들었다

혹시나 시간이 되면 그리기 위해

작은 스케치북 하나와 미니 물감을 들고 갔었다

선부터 시작해 채색까지

중간중간 사진을 찍다가

조금 흔들린 사진도 있었다


어색하고 투박한 느낌이었지만

출장길에 급하게 그린 그림이라

그랬는지 출장업무가 끝날때까지도

그 그림을 보면 맥주맛이 함께

떠오르며 즐거운 기억도 유지할 수 있었다

순간순간 지나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그림을 그려내는 힘

그것이 삶에 대한 행복한 추억을 늘려가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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