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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22. 2019

그냥 열심히가 답은 아니다.

목적 있는 공부

지인 한 분이 갑자기 부가가치세를 물어보셨다. 전공이 세법과 관련 있는 것도 아니고 업무에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물어본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분께 공부의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냥 공부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갑자기 공부를 하겠다는 지인의 질문에 무엇이라 답해야 할까 고민을 하다 나는 다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와 같은 세법과 관련된 시험을 보실 건가요?"

"글쎄요 그건 모르겠어요. 나중에 해볼까 생각은 해보고 있어요."


"그럼 실무적으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거나 세금계산서를 다루는 일과 같은 부가가치세 관련 업무를 하셔야 하나요?"

"아니요 지금 당장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공부해두면 나중에 좋지 않을까요?"


The cat asked.
"Where do you want to go?"
Alice didn't know.
"Then you're not lost."
The cat said.
-Alice in wonderland
어딜로 갈지 모른다면
그건 길은 잃은 것이 아니다.


물론 그냥 알아두면 좋은 지식도 있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것 보다야 공부를 하는 시간은 잘 쓰고 있다는 막연한 심리도 있다.

마치 그건 '어디를 가도 좋아. 다만 집이 아니라 다른 곳에 가기만 하면'과 같은 말처럼 들렸다.

나는 그런데 반대로 생각을 하였다. 그렇다면 '어디를 가도 괜찮다면 그냥 집에 머물러 있어도 괜찮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를 선택함에 있어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는 것 중에 하나가 시간이다.

바로 인생이라는 시간 말이다.

인생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투입하여 우리는 무언가와 바꾼다. 그것이 재미일 수도 있고 경험일 수도 있고 공부일 수도 돈일 수도 있다.

나의 생각으로는 그분에게 세법을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지도 않고 그다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 유발할 상황이었다. 게다가 앞으로 몇 년 안에 이직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냥 심심풀이로 공부를 할 상황은 더더욱 아니었다. 즉 생계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재미도 없는 공부를 하겠다. 그런 공부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 뻔히 보였다.


시작에 대한 고민 없는 공부. 그것은 그저 시간 낭비, 인생 낭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인생을 쓰기에 앞서 목적부터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왜 공부하는 가에 대한 목적의 고민이 먼저 이뤄져야 공부의 방향이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영준 박사과 고영성 작가가 쓴 [일취월장]에는 6가지 동기가 나온다.

내재적 동기인 재미, 의미, 성장 그리고 외재적 동기인 경제적 압박, 정서적 압박, 타성 이렇게 6가지다.

앞서 그분의 동기는 굳이 6가지 중에 꼽는다면 정서적 압박이나 타성이 될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정서적 압박감에 못 이겨서 공부를 하거나 어제도 무언가 했듯 오늘도 알 수 없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타성에 젖어 공부를 하는 것이다.

그런 동기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공부를 하기에 앞서 "Why?"라는 질문을 최소한 5번은 던져 보자. 그렇게 공부의 목적을 찾은 뒤에 공부를 했을 때 진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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