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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25. 2019

#084 영정 사진이 되어버린 앵무새

100 d100 d project

어느 여행길이었다.

사다리 밑에 앵무새 하나가 보였다.

그런데 사다리 위쪽을 고정시켜주는 두 개의 철제 부속이 마치 작은 띠를 두른 앵무새의 영정사진처럼 보였다.


특히나 발에 걸린 앵무새의 링을 보니 씁쓸함은 더 컸다. 누군가의 소유를 나타내기 위해 원하지도 않는 링을 차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의 욕심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메여있는 것은 아니었을지 앵무새를 보며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느껴졌다.


그 앵무새는 지금도 그 사다리 밑에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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