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무언가로 꽉 채워져 있다. 다른 이들을 보면 화장실에도 스마트폰을 들고 가기도 하고, 몸을 씻으면서도 유튜브를 보기 위해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경우도 들었다. 달리기를 하면서도 열심히 음악을 듣고, 지하철 안에서도 손 안에서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본다. 다들 바쁘게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삶의 여백이 있어야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책에 여백 하나도 없이 글자가 빽빽하게 있다고 생각해보자.
지면 안에 꽉 찬 내용은 독자에게 답답함을 불러일으킨다.
아래와 같이 책에 그림도 있고 빈 공간도 있을 때 독자의 쉼표가 생기듯 삶에도 여백이 있어야 더 여유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내 삶의 페이지를 글자로 가득 채우려 하지 말고 가끔은 빈칸으로 놔두어 보자.
스마트폰이나 다른 것이 차지하지 못하게 정말 빈칸으로 말이다.
'모퉁이에서 만난 여백' 중에서
[지금]
어느 순간, 비어버린 의미에 눌려
숨쉬기조차 소극적이 되어버리는
서늘한 단절감에 가슴 가운데
큰 구멍이 난 듯 멍해질 때가 있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할 때일 게다.
얼마나 많은 혜택 속에서
감사 대신 모래 같은 불평을
씹으며 지내왔는지,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씨름하며,
또 얼마나 필요치 않은 말들을 흘리며 지내 왔는지,
삶의 구석구석을 꽉 메우고 있는
것들로부터 떠나보지 않고서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