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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09. 2019

삶의 여백

우리의 삶은 무언가로 꽉 채워져 있다. 다른 이들을 보면 화장실에도 스마트폰을 들고 가기도 하고, 몸을 씻으면서도 유튜브를 보기 위해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경우도 들었다. 달리기를 하면서도 열심히 음악을 듣고, 지하철 안에서도 손 안에서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본다. 다들 바쁘게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삶의 여백이 있어야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책에 여백 하나도 없이 글자가 빽빽하게 있다고 생각해보자.

세무사 시험 채점평

지면 안에 꽉 찬 내용은 독자에게 답답함을 불러일으킨다.


아래와 같이 책에 그림도 있고 빈 공간도 있을 때 독자의 쉼표가 생기듯 삶에도 여백이 있어야 더 여유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어디서 살 것인가? 108페이지

내 삶의 페이지를 글자로 가득 채우려 하지 말고 가끔은 빈칸으로 놔두어 보자.

스마트폰이나 다른 것이 차지하지 못하게 정말 빈칸으로 말이다.

 


'모퉁이에서 만난 여백' 중에서


[지금]


어느 순간, 비어버린 의미에 눌려

숨쉬기조차 소극적이 되어버리는

서늘한 단절감에 가슴 가운데

큰 구멍이 난 듯 멍해질 때가 있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할 때일 게다.


얼마나 많은 혜택 속에서

감사 대신 모래 같은 불평을

씹으며 지내왔는지,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씨름하며,

또 얼마나 필요치 않은 말들을 흘리며 지내 왔는지,


삶의 구석구석을 꽉 메우고 있는

것들로부터 떠나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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