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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r 26. 2019

겹쳐 증후군

독창성에 대한 고민

브런치는 제3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인이라기보다는 나를 모르는 일반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때로는 좋지 않은 글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예전에 카카오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를 했었다. 카카오 스토리의 경우 지인을 기반으로 한 형태고 네이버의 경우 지인이라기보다는 이웃을 통해 기반을 넓혀가는 구조였다. 그런 이유로 카카오 스토리의 경우 지인들이 댓글을 많이 달았다.


특히나 내게는 한 선배가 예전 내용과 겹친다며 참신한 내용을 적어보라는 댓글을 많이 주셨다.

그랬다. 내가 보기에도 예전에 쓴 내용을 다시 쓰는 경우도 있었다. 기존에 있던 메모에서 글의 소스를 찾아서 쓰다 보니 똑같은 소스를 보고 비슷한 내용의 글을 쓰니 읽는 독자에 입장에서는 겹친다는 느낌이 당연했다. 즉 나에게 발전이 없다면 나의 생각이란 늘 비슷할 것이고 생각에 기반한 글 역시 유사할 것이었다. 그래서 겹친다는 이야기는 신경이 많이 쓰였다.


오늘도 글을 하나 쓰려했다. 조계사에서의 경험을 쓰려고 했다. 구글에서 검색을 해 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메모의 내용이 너무 완결된 글이라서 어디에 올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에서 비슷한 날짜를 검색해보니 정확하게 그 글이 있었다.


https://blog.naver.com/haebaragi79/220463933211

사실 조회수도 많지 않고 사람들에게 읽히지도 않았으니 또다시 올려도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2015.08.03 메모를 작성하고 2015.08.27 글을 작성했는데 조회수가 3이다. 300도 아니고 3000도 아닌 단 3번이다.) 독자들이 나의 글을 모두 주의 깊게 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겹쳐"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과거의 나를 베끼는 것 같아 과감히 삭제했다.

오늘도 그 선배의 한 마디가 귓가를 맴돈다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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