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게 한 수 배운 육아

AI가 가르쳐준 공감의 첫걸음, 'T' 엄마의 성장기

by 모락모락

다섯 살 첫째 딸이 유치원에서 친구랑 다툼이 있었는지 자는 시간에 "엄마, 친구들이 나랑 안놀아줘" 라면서 서럽게 울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자기주장이 세고 반장 스타일이라 친구들에게 타박을 많이 하고 이래저래 간섭이 잦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친구들한테 자기가 원하는 놀이만 하자고 했을 것 같아 이렇게 말했다.

“네가 하고 싶은 놀이만 하자고 해서 그런 걸 수도 있어. 친구들한테도 한 번씩 양보해주고, 못했다고 하지말고 잘했다고 해주면 어때? 네 생각을 다 말하면 친구가 상처받을 수도 있잖아.”


다시 딸이 "그럼 내가 하고 싶은 놀이는 언제해?" 라고 묻길래

"친구가 하고싶다는거 한번 하고 너 하고싶은거 하자고 얘길 하면 되지" 라고 쿨하게 답했다.


나의 어린시절을 빼다박은 우리 딸이 앞으로 겪을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예쁘게 말해줘야할지 몰라 챗GPT와 제미나이 등 AI에게 물어봤다.



따님의 이야기에 마음이 많이 쓰이셨겠어요.
다섯 살 아이가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부모님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죠. "


진짜 사람보다 낫네?...


여러 AI들의 답변은 디테일의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큰 줄기는 비슷했다. 역시 1번은 아이의 감정에 대한 '공감과 인정'이었다. 아이의 마음을 알아봐주기는커녕 네가 원인 제공을 해서 그런거 아니냐는 나의 발언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예상 외의 포인트들이 나를 더 작아지게했다.


따뜻하고 현명한 대화를 이미 잘 해주셨어요.
딸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상황을 귀 기울여 듣고,
사회적인 관계 안에서 필요한 조율 방법도 알려주셨네요.
아주 훌륭한 시작이에요."



이렇게 마흔이 코앞인 나도 칭찬이 이리 듣기 좋은데... 우리 아이의 잘못된 점을 꼬집고 고쳐야 할 것에 초점을 맞춘 나였다. 진짜 나는 너무 T스러운 엄마야... (반성모드)



“그럼 내가 하고 싶은 놀이는 언제 해?”
이 말 속에는 아주 건강한 자기주장이 담겨 있어요.



우리 아이가 건강하다는 AI의 멘트에 또 어찌나 고맙던지, 눈물이 날 뻔했다.



밤사이 AI들이 알려주는 여러 조언들을 짚어보고, 다음날 아침 아이에게 오답노트 고치듯 조심스레 이야기를 풀어냈다.


'우리딸 속상했지, 우리 딸이 무언가를 하고싶은 마음도 중요하고 친구 마음도 중요해, 양보는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 놀기 위한 방법이야, 친구에게 이렇게 저렇게 말해보는건 어때? 등등'




그날 유치원 하교 후 아이에게 오늘은 친구들과 잘 지냈는지 조심스레 물어봤다. 아이는 웃으며 말했다.


"친구가 먼저 하고싶다는거 3개하고, 내가 하고싶은 것도 3개했어.
엄마 나 양보 잘했지?"



앞으로도 육아는 수많은 질문과 후회의 연속이겠지만, 이번 일을 통해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우리 아이는 스스로 느끼고, 시도하고, 성장하고 있고... 나는 그 곁에서 마음을 들어주고 보듬어주는 ‘지금 이대로 충분히 괜찮은 엄마’임을 배워간다. 부족한 나를 다독여준 AI의 말처럼... (고맙다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