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의 서비스 기획자를 위한 여행 안내서
마지막 글 이후에 6개월에 시간이 흘렀습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겠다고 글을 남기고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그동안 구직활동과 새로운 포지션에서 일을 하면서 제가 했던 고민과 바뀐 저의 방향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현재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성장시키기 위한 기획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사회혁신을 위한 인간 중심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막연하고 원대한(?) 포부를 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무엇인지에 대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어보자 근데 그게 뭐예요?'라는 글을 통해 정리했었는데요.
그리고 수개월 동안 구직활동의 어려움을 직면하면서 그때 정리했던 글을 다시 읽어보면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해 생각을 해봤습니다.
당시 정리했던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포지션들입니다. 저의 위치는 비즈니스 분석가와 데이터 분석가 사이에 어디쯤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 분석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구직활동은 어렵고 업무도 제가 기대했던 것과 조금은 달랐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의 업무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구직 공고를 살펴보는 것일 텐데요. 저와 가장 근접한 커리어로 생각했던 '데이터 분석가'의 구직 공고를 정리해보았습니다.(참고로 기업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주요 업무
- 데이터 분석
- 데이터 모니터링
- KPI 설계 및 리포팅
- 운영 및 마케팅 효과 분석
자격 요건
-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력 보유
- 데이터 통합 및 데이터 분석능력
- R, Python, SQL 또는 기타 프로그래밍 언어 활용 능력
- 통계 기본 지식 및 모델링에 대한 이해
우대 사항
- 머신러닝을 활용한 분석 경험
- 대용량 데이터 분석 경험
- 시각화 툴 사용 경험
- 통계학 수학 등 관련 전공
데이터 분석가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데이터 분석 역량인 통계, 수학, 시각화 툴, 프로그래밍 언어 등에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나마 제가 가장 지원해볼 포지션이지만 구직활동을 하면서 관련 학과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과 관련 경험이 부족한 것이 장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가 관심 있어하는 UX를 아우를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제 비전으로 정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어떤 포지션일까요? 기업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직무에 대한 설명을 통해 우리나라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어떤 포지션인지 조금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간단하게 정리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구직 공고입니다.
주요 업무
- 데이터 분석
- 머신러닝 알고리즘 개발 및 품질 개선
- 데이터 설계 및 모델링
- 연구 또는 데이터 관련 팀 리드
자격 요건
- 경력 최소 3~5년 이상
- 관련 학위(머신러닝, 인공지능, 컴퓨터 공학 등) / 경우에 따라서 석사 이상 학위 필요
우대사항
- 대용량 데이터 처리 경험(빅데이터 처리)
- 통계 / 수학 역량
- 능숙한 프로그래밍 능력(Python, Scala, Java 등)
- 인공지능, 머신러닝 관련 프로젝트 경험
정리하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관련 분야 석사 이상이며 상당한 경력을 갖춘 리더 급이며, 머신러닝과 프로그래밍, 통계/수학과 같은 정량화된 연구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워낙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말이 인기도 많고 마케팅 용어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실제 현업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예전에 작성한 글인 '사회 혁신을 위한 인간 중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하여'를 다시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사용자) 중심의 문제를 발견하고
솔루션을 디자인하며 이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사람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사회 혁신을 위한 인간 중심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방향을 설정했을 때를 돌아보니 직업으로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제가 원했던 세 가지 요소인 UX, 비즈니스, 데이터를 전부 포괄하지는 않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데이터 분야 공부를 하고 인턴십을 하면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직업으로 부딪힌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막연하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방향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구직활동 중의 수많은 서류 탈락과 면접 등을 거치면서 더 구체적으로 제가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고 결국 질문에 대한 답으로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서비스 기획자'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커리어를 정할 수 있을까요?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구직활동을 하면서 살펴본 구직 공고와 면접을 보면서 현업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자세하게 구직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할 텐데요. 처음은 '데이터 분석가'로 수많은 기업에 지원했습니다. 물론 대부분 떨어지고.. 간혹 면접도 봤었습니다. 이렇게 3개월 동안 구직활동을 하면서 기업이 원하는 '데이터 분석가'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한 번은 '기획자'로 역으로 오퍼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었고 기획자는 데이터를 다루지 않는 것이 아닌가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탈락과 면접 그리고 구직 공고를 살펴보면서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고 결국 '서비스 기획자'와 '프로젝트 매니저'란 포지션을 저의 커리어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찾은 '서비스 기획자'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이해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구직 공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주요 업무
- 사용자 니즈 기반 서비스 발전 방향 정의
- 서비스 분석을 통해 개선사항 도출 및 서비스/프로젝트 기획
- 서비스 개발과 관련된 팀 간의 커뮤니케이션/스케줄 조율
- 데이터 및 사용자 리서치 기반으로 한 가설 설정 및 실험 설계
자격요건
- Mobile App/PC Web 서비스 기획/설계 경험
-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력과 데이터 기반의 문제 해결 능력
-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툴 활용 및 스킬(Excel/GA/SQL/Python/R/Etc.)
- 프로젝트 관리 및 문서화 능력
- 디자이너/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우대사항
- 스타트업 및 IT업계에서 서비스 성장 경험
- 최신 개발 방법론에 대한 경험
- 데이터 분석에 대한 관련 경험
기업마다 원하는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과 역량이 조금씩 다르지만 제가 관심 있게 봤던 서비스 기획자의 구직 공고를 정리한 것입니다. 참고로 서비스 기획자는 기업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는데요. UX기획자, 플랫폼 기획자, 그로쓰 해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다음은 스타트업의 '프로젝트 매니저'입니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Owner,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라고도 불립니다.
주요 업무
- 서비스 기획, 운영 및 정책 기획
- 데이터 분석을 통해 UX 개선
- 개발자, 디자이너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프로젝트를 리드
- 각종 데이터를 통한 인사이트 도출 및 활용
- 가설과 검증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를 파악 후 제품/서비스화
-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고객이 겪는 문제를 파악
자격요건
- 최소 3년~5년 이상의 웹, 모바일 기반 서비스/ 제품 관리 및 기획 경력
- 우선순위와 일정을 조율하여 팀이 공동의 목표를 갖도록 리드하는 역량
- IT 서비스, 개발에 대한 기술적 이해 및 서비스 설계 방법에 대한 이해
- KPI 수립 및 제품/서비스 성공 경험
- 디자이너, 개발자와 협업한 경험
- 프로덕트 데이터 측정 및 분석 경험
- 논리적인 사고력과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능력
우대사항
- 스타트업에서의 프로젝트 경험
프로젝트 매니저는 서비스 기획자와 유사하지만 프로젝트를 리딩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니어 서비스 기획자는 어떻게 보면 프로젝트 매니저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서비스 기획자는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한 경력을 뽑지만 프로젝트 매니저는 대부분 시니어급의 경력을 가진 분들이 일할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결국 정리하면 제가 관심 있고 기르고 싶은 역량인 UX, 데이터 분석, 비즈니스 등의 요소들이 바로 서비스 기획자와 프로젝트 매니저가 필요로 하는 역량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니어인 제가 직업적으로 선택해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서비스 기획자'였습니다. 이런 결정을 통해서 앞에서 소개했던 저를 소개하는 타이틀과 정의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자로서 데이터 분석을 하고 서비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획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잘 하고 싶습니다...ㅎㅎ)
그동안의 구직활동을 정리하는 이번 글을 쓰면서 제가 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말을 사용했었는지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왜 '서비스 기획자'가 되었는지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결국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변화가 있었는데요. 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만드는 역할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같다는 생각을 본질은 어떤 역할이든 같이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음에는 저의 구직활동에 대해서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