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해서‘ 그런 걸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나약하다’라는 국어사전의 뜻 중 ‘의지가 굳세지 못하다.’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의지가 약하다고?
의지가 뭔데?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야.
뭐? 내가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약하다고 아니, 너무 의지로 하려고 했던 게 지금 이 사달이 난 거 같아.
아무것도 안 했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들이 일어났어.
그냥 아무것도 안 했으면 그냥 그렇게 살았겠지.
1년 동안 진짜 열심히 걸었어. 밤낮없이 걸었어. 발가락이 부러졌을 때도 걸었어. 열이 나서 아픈날에도 주사한방 맞아가며 걸었어. 근데 내가 의지가 없어?!!!
의지만으로 안 되는 것들도 분명 있어. 없다고 하면 그건 사기꾼이야.
나는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르겠어. 누가 방법을 알려주었으면 좋겠어.
예전에 티브이에서 쓰레기가 널브러진 집에서 침대와 한 몸이 된 채 지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은 이해가 된다. 아니 내가 그렇다. 빨래바구니에 빨래가 넘쳐나는 걸 그대로 두고 하루종일 잠만 잤다.
설거지를 하지 않아서 밥 먹을 때 수저만 닦아서 겨우 밥만 먹었다.
방금은 장을 보러 마트에 가야 하는데 한 시간 반째 누워있다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머릿속 생각을 꺼내어본다.
다행히 어젯밤에 아이들 아빠가 가져온 치킨이 있다. 오늘 아점은 치킨이다. 애들한테 미안하지만 밥을 차려줄 힘도 없다.
결코 나약해서 그런 거 아니다. 감기에 걸린 거야 마음의 감기.
감기에 자주 걸리는 체질인 것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