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자지도, 못 자지도 않았다.
눈을 뜨니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버겁게 다가왔다.
다행인 건지 뭔지, 약을 먹기 시작해서 그런 건지 눈물이 나거나 극심한 두려움까지는 아니다. 그냥 버겁다.
어제는 둘째 아이 발달센터에 다녀왔다. 언어선생님이 나에게 “기운이 없으세요”라고 말을 건넸다.
“약을 다시 먹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어머니, 대단하세요. 다시 병원에 가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대단이요?”
대단? 병원에 가서 상담받고 필요해서 약을 먹는 게 대단한 건가?
하긴 약을 먹고 나아지고 의사 선생님한테 이제 약을 안 먹어도 될 거 같아요라고 신나게 말하고 지냈는데 다시 가려니 창피하긴 했다.
아마도 다시 병원에 가지 않으려고 2~3달 버텼던 것 같다.
톡 건드리면 눈물이 주르륵 나는 것을 꾹꾹 눌러 담으면서.
감기에 걸렸으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는 게 당연한 것처럼 마음이 아프도 병원에 가서 약을 먹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마음이 아픈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