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무섭게 녹아내리며 북극곰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을 담은 후원광고를 몇 년 전부터 티브이를 포함한 각종 매체를 통해 많이 접했었지만 그 광고가 주는 의미가 마음에 확 와닿진 않았었다. 하지만 미니멀 라이프의 비워내기(불필요한 물건들을 비워내고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것)를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서 무심코 내가 버린 물건들이 쓰레기가 되어 지구를 아프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그 광고의 의미가 내 마음을 무척 아프게 했다.
몇 년 사이 무척 더워진 여름 날씨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환경오염이 지속되면 지구의 온도는 해가 갈수록 계속 높아지고 최악의 경우 북극의 빙하가 전부 녹아버려 해수면이 상승해 지구의 많은 나라들이 바닷속으로 사려져버리고 말 것이라 한다. 그러한 문제들이 대두가 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제로 웨이스트'(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세계적인 움직임)를 실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예전 나였으면 별다른 관심 없이 지나쳤겠지만 미니멀 라이프의 비워내기의 과정 속에서 많은 물건들을 버리다 보니 나 또한 무심코 쓰레기를 많이 만들고 있음을 느끼고 반성하며 실천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막상 실천을 하자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막막했지만 찾아보니 실천 가능한 쉬운 방법들이 꽤나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나는 살림을 하는 주부이기 때문에 내가 주로 시간을 보내는 주방에서부터 플라스틱을 줄여보기로 했다. 가정 먼저 가지고 있는 주방세제가 얼마나 남았는지 살펴보았다. 일반세제는 1/6 가량 남아있었고 아이가 사용하는 것들을 닦기 위해 사다 놓은 아이 전용세제 2통이 있었는데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있는걸 그냥 버리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라 생각되어 남아있던 일반세제를 부지런히 사용하여 비워낸후 따로 일반세제는 구매하지 않고 아이 전용세제만 사용해 설거지를 하고 있고 이것들을 다 비워내면 주방 비누로 바꾸려 한다.
천연수세미
일반 수세미는 설거지를 할 때마다 소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한다. 그 크기는 5mm로 매우 작아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강과 바다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것을 물고기들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서 천연수세미를 구매해보았다. 왠지 '천연'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으면 자연에 해가 되지 않아 야하기 때문에 세제를 묻혔을 때 거품도 잘 나지 않을 거 같고 세척력도 떨어질 거 같았기 때문에 일반 수세미에서 천연수세미로 바꾸는 것을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색깔도 예쁘지 않고 투박하게 생긴 천연수세미를 처음 접했을 때는 이것이 정말 수세미가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일반 수세미처럼 예쁘게 가공되어 판매되는 천연수세미도 있지만 자연이 주는 그대로를 고마운 마음으로 알차게 쓴 다음 최대한 자연의 상태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에 수세미 열매를 통으로 말린 천연수세미로 바꾸고 싶었다.
천연수세미에서 나온 씨앗
가공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직접 잘라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 번거로움은 내가 사용하기 좋게 자르는 것이기 때문에 천연수세미를 사용하는 내내 나에게 편리함을 주었다. 자르고 나서 부스러기가 생각보다 많이 생기긴 했지만 일반쓰레기가 아니기 때문에 쓰레기통이 아닌 베란다에서 키우는 화분에 거름이 되도록 뿌려주었다.
천연수세미도 거품이 잘났다.
사용을 해보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세제를 묻혔을 때 거품도 잘 났고 헹굴 때 기름이 남아 미끄덩거리는 수저 손잡이 부분을 세제가 묻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천연수세미로만 닦아보았는데 수저 손잡이가 뽀드득하게 잘 닦였다. 천연수세미 자체가 세정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름기 많은 그릇은 따뜻한 물과 세제 묻히지 않은 천연수세미로 먼저 닦아낸 다음 세제를 약간 묻혀서 한번 더 닦아주면 깨끗하게 설거지가 가능했는데 이렇게 좋은걸 그동안 선입견 때문에 사용을 안 하고 있었다니 천연수세미에게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그 미안한 마음은 천연수세미를 널리 전파하는데 쓸 예정이다.
[천연수세미 자르는 방법]
1. 사이즈는 자신의 손바닥 크기가 가장 적당하다.
2. 가운데 조금 단단한 심을 잘라 빼낸다.
3. 원통 모양이 된 천연수세미를 잘라 길게 만들어 사용한다.
높이를 1.5cm 정도 통으로 잘라서 비누 받침으로 사용하면 물 빠짐이 용이해서 비누가 쉽게 무르지 않는다.
환경보호를 한다고 하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아가 큰소리로 '환경을 보호합시다!'를 외치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 같은 부담감에 쉽사리 환경보호를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는 데 사용하던 것들을 하나씩 바꾸는 이 작은 실천도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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