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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은 Apr 04. 2024

오랜만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

비슷한 부분에서 내 감정이 반응한다.

2024년 04월 03일 수요일.

한동안 조용했던 핸드폰전화벨이 울렸다.

둘째 아이친구 엄마였다. 집 근처 중국집이니 밥을 먹자는 것이었다. 오랜만이기도 했고 마침 밥을 먹어야 하던 참이었기에 그 자리에 나갔다.


그 자리에는 나를 제외한 두 명의 엄마가 있었다.

그중 B는 내 첫째 아이와 같은 반 C아이엄마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C아이와 그의 엄마를 모른다.

그래서 내 아이와 같은 반인 아이엄마와도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B에게 ‘000 선생님 아느냐.’‘c와 내 아이가 같은 반이더라.’ 이야기를 꺼냈다.


뜻밖의 대답이 나의 마음을 많이 거북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내 아이와 같은 반도 아니고 첫째 아이는 졸업해서 중학교에 간 아이엄마가 학교에서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욕배틀을 했다는 나도 모르는 사건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전날 아이의 담임선생님을 뵙고 상담할 때에도 못 들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더 당혹스러웠다.

어안이 벙벙했다. 그래서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물으니 어느 누구에게 들었는지 끝까지 나에게는 말해주지 않고 일을 키우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제 겨우 나를 지난 몇 년간 괴롭혔던 첫째 친구였던 아이의 엄마인 A를 신경 쓰지 않고 있고 내 아이는 잘 지낼 거라는 확신이 이제 겨우 들었던 참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A가 나의 감성을 건드렸을 때와 같다. 이 감정은 나를 굉장히 불안하게 만들고 힘들게 한다. 그때도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중단하게 만들었었는데 지금 대상은 달라졌지만 그와 같은 힘듦이 나의 마음에 태풍처럼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한동안 아이들 친구엄마들과 거리를 두고 다른 일들에 집중해 왔다. 그래서 너무나 편안한 감정들에만 있었다. 그래서 더 이 감정이 버겁고 힘들게 다가온다.


그 자리에 모인 두 명은 나와 A사이의 일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B는 A는 이미지도 좋고 그녀의 아이도 바른 이미지이니 서불리 나서지 말라고 나에게 조언까지 한 사람이다.


내가 없는 곳에서 나는 모르는 사람이 아이의 담임선생님조차 모르는 일로 내 아이가 욕을 달고 사는 나쁜 아이로 낙인찍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에 오늘아침에는 집밖으로 나오기가 힘들었다. 둘째 등원으로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했기에 겨우 나오긴 했지만.


욕배틀이라고 표현하며 나에게는 간단한 언급만 한 그녀 또한 나와 내 아이에 대해 그동안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다녔던 것일까 궁금증도 생겼다.


어제 점심쯤부터 나에게 부정적인 에너지가 들어오니 몸도 많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동안 마주치지 않았던 A가 또다시 눈에 티끌이 들어간 듯이 거슬리기 시작하였다. 이런 관계가 아이친구엄마라는 관계인가 보다. 친했다고 믿었지만 역시 그들도 똑같은 아이친구엄마일 뿐이었다.


내 마음에서 A와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느껴졌었던 것이 잘못된 판단이었을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내가 또 이런 비슷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 이번엔 그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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