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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 Oct 30. 2020

인생 레슨


지난 4년간의 회사생활을 돌아본다. 코로나로 인해 이 거대한 회사도 정리해고를 시작했고 예상하지 못했던 거친 파도는 소속된 모든 승무원에게 매우 공평하게도, 끊임없이 몰아친다. 우리가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 평화로웠던 시절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매 비행 다른 팀으로 만나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며 우리는 종종 동료 간에, 그리고 승객과의 트러블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추가로 회사생활이라는 것이 근태를 기본으로 생각하며 매년 직무 시험도 포함, 또 항공사의 이미지를 대표한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규정된 용모와 유니폼까지 챙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마음가짐에 따라, 또는 노력에 따라 실수는 최대한 줄일 수 있고 설사 실수했다고 하더라도 대처 방법에 따라 충격은 완화되기도 또는 심각해지기도 한다.


많은 다국적 승무원들이 모인 외국 항공사. 릴랙스 한 업무 환경과 수평적인 팀 문화를 가졌다 하더라도 회사는 회사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기본적인 룰을 쉽게 무시한 채, 회사로부터 한두 개 정도의 경고장 정도는 껌 씹듯 웃어넘긴다.


나는 그들의 그런 쿨(?)한 대응 방식이 한때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에 소속된 직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직업윤리는 지켜야 했기에, 또 나 자신에게도 정직하고자 했기에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들이 경고장을 몇 개나 받았고 나는 없다 하더라도 내 회사생활의 큰 차이점은 없었다. 그들은 때에 맞게 재계약했고 큰 무리가 없는 이상 같은 시기에 진급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상황은 달라졌다.  회사에서는 기록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먼저 가차 없이 내보내기 시작했다. 물론 내쳐진 이들의 인생이 여기서 끝났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당연히 그들은 지금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피할 수 있었던 지금의 상황을 만든 건, 자기 자신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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