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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 Oct 30. 2020

젊음이 아름다운 건


약속 장소를 정할 때 문득 우리는 고민을 한다. 이곳이 좋을지 저곳이 좋을지-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젊음이 가득한 곳은 항상 생기가 있고 기분 좋은 장소가 된다는 것이다.


그 카페는 위치도 시내와 떨어져 있지만 승무원 숙소 옆에 있어서 손님들이 대부분 우리 회사 승무원들이다. 한창 회사가 안정적이었을 때는 잘 몰랐다. 하지만 이제 누구나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상태에서의 그 카페의 풍경은 우리에게 평소보다 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다른 눈을 가진 우리들의 눈동자는 너 나 할 것 없이 흔들리고 있다.

누군가는 노트북으로 이력서를 쓰느라 바쁘다.


친구들과 모여 불안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들은 자신의 머리 위에 또 다른 희망이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다.


지금 순간만은 참관자의 시선으로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우리는 이 직업을 사랑했다. 하지만 직장을 잃는다는 것이 ‘나’를 잃는 것은 아니다.


‘나’라는 가치는 몇백억 브랜드 가치를 가진 하나의 회사를 나간 뒤에도 변함없어야 한다. 세상에서 정해놓은 기준은 단지 우리를 경주마로 만들 뿐이다.


우리는 그렇게 죽을 듯이 달릴 필요도 없고, 그렇게 달려 일등을 했다 하더라도 보석으로 치장된 트로피는 마부가 챙겨갈 것이다.


우리의 보상은 과연 조금의 당근과 각설탕, 약간의 꿀 같은 휴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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