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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 Oct 30. 2020

장소가 주는 힘


케냐 나이로비와 파키스탄 물탄 턴어라운드 비행 후 너무나 피로하여 침대에 붙어있다가 오늘은 저녁노을 질 때 즈음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일주일에 몇 번 가지도 않지만 나름 운동이 하고 싶어서 근처에 운동하러 가는데- 매일 가던 길 말고 오늘은 그냥 한 바퀴 돌아 들어가고 싶더라.


비행을 시작하고 나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고 심리적으로는 이 생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정착(settle down) 한 느낌이 크게 들어 다행이었다. 이런저런 쓸데없는 타성에 젖어드는 것을 보니 오늘 밤 인천행 비행이 내게 참 특별하긴 한가보다.


한국 비행을 갈 때는 항상 기분이 묘하다.

인천공항을 들어갈 때도 기분이 묘하다.


여러 나라의 공항을 가 봤지만 인천공항은 특별히 내게 그런 느낌을 준다. 설렘의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게 해주는 무언가,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의 나 자신을 실제로 느낀 달까.


생각해보면 항상 나의 터닝포인트는 항상 인천공항에서 시작된 것 같다.


내가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봐줄 수 있게 해 주었고

내가 좀 더 성숙해지고 다듬어졌다.

대학시절 실습부터, 회사 생활까지 적지 않은 추억들이 내겐 그곳에 있다.


누구에게나 본인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장소가 있을 것이다. 그곳을 가까이하면 ‘나’라는 출발선에 좀 더 기쁘게 서 있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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