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방
여보 내가 오는 소리를 들었나요.
아리는 추위로 바깥은 여전히 아픈데.
안(內)의 안, 몸 뉘일 무명의 안식을 찾아.
나는 언제나
당신의 침상 끄트머리에 걸터앉곤 했습니다.
고요히 옅은 숨을 뱉으며
적막에서야 울리는 이명(耳鳴)을 배개삼아
마침내 나는 그렇게 쉴 수 있었습니다.
아, 어느 시·분·초.
조금 더운 피가 돌기 시작하면서
맞잡은 손목 선이 알싸해지고
오그라든 척추도 탄력이 붙어 늘어집니다.
아마도 나는, 그랬듯이
곧 이 깊은 방을 떠나
얕은 문턱을 넘어가겠지요.
조금 늦더라도
가벼운 인사를 건네주세요.
눈 뜨지 않더라도 말하지 않더라도
밖은 여전히 춥다고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