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이상이 아니라 일상이다.

by 지연

동화 '파랑새'에서 어린 남매는 파랑새를 찾기 위한 길고 험난한 여행을 마치고 나서야 집에서 키우던 비둘기가 파랑새였다는 걸 알게 된다. 나 역시 항상 멀리서만 행복을 찾으려고 했다.


대학생 때는 취업이 너무 간절해서 어디든 입사만 하면 인생이 탄탄대로일 것만 같았다. 우습게도 막상 취업하고 나니 지금보다 돈 많이 주는 데로 이직하면 진짜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미래의 행복에만 집중하다 보니 만족스럽지 않은 현실에 쉽게 우울해지곤 한다.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나 자신이 점점 낯설지 않다. 그러다 하루는 월요일 지옥철을 피하기 위해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 전에 도착해서 사무실이 아니라 회사 근처 스타벅스로 향했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를 잡는 와중에 갑자기 직원이 내게 다가왔다. 뭔 일이 있나 싶어 살짝 긴장했는데, 예상과 달리 신메뉴가 나왔다며 흑임자 케이크 샘플을 나눠주었다. 달달한 디저트에 기분이 좋아져 월요일 아침인데 나도 모르게 씩 웃으며 회의를 준비했다. 손가락만 한 작은 케이크 조각 하나로도 월요일을 싱글벙글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그동안 대기업으로 이직하면 꽃길만 걸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갇혀 일상 속 작은 행운들을 많이 놓치며 살아온 건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다.


남매가 키우던 비둘기가 파랑새였던 것처럼 행복은 반드시 원대하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먼 훗날의 행복에만 초점을 맞추면 가끔은 미래에 매몰되어 흑임자 케이크 같은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을 놓쳐버리는 것 같다. 행복은 미친 듯이 좋은 일이 아니라 그저 일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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